국민 4명 중 1명꼴로 즐기고 있는 온라인게임 ‘리니지’가 영상물등급위원회 등급분류 심의에서 18세 이용가 판정을 받음으로써 온라인게임시장에 일대 파문을 일으킬 전망이다.
1000만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리니지’가 국내 온라인게임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하면서 온라인게임시장을 이끌어 온 점을 감안하면 이번 판정으로 전체 온라인 게임시장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더구나 이번 판정으로 매출급감 등 직접적인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엔씨소프트는 향후 재심의는 물론 최악의 경우 헌법소원 등 법적대응까지 검토하고 있어 적지 않은 논란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영등위 PC·온라인게임분과는 17일 오후 등급분류 심의를 갖고 엔씨소프트가 심의 신청한 온라인게임 ‘리니지’에 대해 과도한 폭력성을 들어 12세 이용가를 신청한 업체의 요구와는 달리 18세 이용가 판정을 내렸다.
심의에 참가한 영등위의 한 관계자는 “리니지 등급을 놓고 심의위원 6명 가운데 4명이 18세 이용가를 주장한 반면 2명이 15세 이용가로 팽팽히 맞서 쉽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면서 “하지만 ‘리니지’의 경우 사회윤리적으로 문제가 된 무분별한 PK(Player Killing)가 허용된 지역이 40여곳에 달하는 반면 PK가 불가능한 지역은 2곳밖에 안되는 등 과도한 폭력성이 문제가 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리니지는 PK가 일어날 경우 아이템을 쉽게 얻을 수 있는 등 PK를 조장하는 요소가 많아 결국 청소년들이 이용할 수 없는 18세 이용가 판정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엔씨소프트는 18세 이하 유저를 회원으로 받을 수 없게 돼 매출이 절반 이상 감소하는 등 엄청난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또한 등급을 받지 않고 운영되고 있는 리니지와 같은 아류작게임들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 3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온라인 게임시장 자체의 지각변동마저 예상되고 있다.
특히 엔씨소프트측은 영등위의 결과에 대해 불복, 재심의 신청을 밝히는 등 강력히 반발하고 나서 이번 판정에 대한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 허홍 이사는 “이번 판결은 심의위원들이 ‘리니지’ 게임에 대해 정확하게 숙지하지 않고 PK라는 빙산의 일각만을 보고 판정한 결과”라며 “한국 게임산업의 붕괴를 막기 위해서라도 재심의를 신청하는 등 강력히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