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 多자격증 보유자 2인

 자격증 하나쯤은 필수인 시대다. 하지만 정작 자격증을 따기란 쉽지 않다.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업무에 쫓기고 스트레스에 괴로워하는 직장인들은 아예 자격증 딸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자격증이라곤 겨우 지갑속에 운전면허증이 고작인 이들이 태반인 게 현실이다.

 어쩜 이들에게 LG전자 청주 환경안전그룹의 우승태 기장(46)은 감탄의 대상될지도 모르겠다. 하나도 따기 어렵다는 기능사 자격증을 자그마치 11개나 갖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용접기능사, 열관리기능사, 고압가스냉동기능사, 위험물기능사, 환경기능사 등 일일이 열거하기조차 어려울 정도다.

 물론 취미로 자격증을 따는 것은 아니다. 모두 그의 업무와 연관된 분야의 자격증들이다. 그렇다고 해도 너무 많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지만 일에 대한 그의 열정을 엿볼 만하다. 지난 85년 LG전자가 청주공장을 건설할 당시 입사한 그는 부서에서 선임이었던 탓에 업무를 배울 만한 사람이 없었다. 그때부터 그의 자격증 취득의 역사가 시작됐다. 먼저 독학으로 설비분야의 공부를 시작했다. 관심분야도 넓혀 갔다.

 “처음부터 이렇게 많은 자격증을 따리라곤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업무와 연관해 관심분야를 조금씩 넓혀가면서 자연스럽게 자격증도 하나 둘 늘어나더라구요. 주로 업무후에 시간을 쪼개어 시험준비를 했어요. 자격증을 따기 위해 학원 근처에는 가보지도 않았습니다.”

 우 기장이 설비분야의 업무에 관한 한 ‘무불통지(無不通知)’에 이르렀다는 게 주위의 평가다. 하지만 그의 자격증 도전은 여기서 그치지 않을 것 같다.

 우 기장이 자격증에 관한 한 ‘베테랑’이라면 한국전자증명원 이상혁 대리(30)는 첨단 자격증으로 무장한 ‘젊은 피’다. 무선설비기사 1급 자격증과 함께 마이크로소프트시스템엔지니어인증(MCSE), PC와 서버 운영에 관한 자격증인 A플러스를 보유하고 있다. 무선설비기사 1급 자격증은 대학시절 방송국 시험준비를 하면서 땄고 나머지 두개는 미국 유학 당시 현지 취직을 위해 취득했다.

 그는 지금 보안전문가자격증을 준비하고 있다. “무턱대고 자격증만 딴다고 전문가로 인정받는 것은 아닙니다. 각 분야의 업무 경험이 가장 중요하죠. 자격증은 그 분야에서 일할 수 있는 기본기를 인정받는 것을 의미하죠. 최근 대학생들이 취업난을 해결하기 위해 마구잡이식으로 자격증을 따는 경향이 있는데 잘못된 것입니다. 전공과 적성을 잘 파악해 꼭 필요한 자격증을 따야 사회에 나와서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죠.”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