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뇌 및 생물정보 기술, 선진국 30% 불과

 우리나라의 뇌 및 생물 정보 분야 기술 수준이 선진국의 30%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우리는 유전체·단백질체, 첨단생물소재, 융합생명공학 분야 등의 연구에 치중하고 있는 반면 미국이나 일본·독일의 대표적인 생물공학 연구기관은 질병·인체조직, 인간·식물게놈, 뇌과학, 유전자 기능분석, 전염병, 분자생물 및 구조 등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일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 발표한 ‘우리나라의 생명과학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생명공학기술 수준은 미국·일본·독일 등에 비해 뇌 및 생물 정보, 의료기기 분야가 30∼49% 수준으로 가장 뒤떨어져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음으로는 발생분화, 유전체, 세포기능, 촉매·효소, 진단시약, 미생물농약 등으로 선진국의 50∼69% 수준이었으며 감염질환, 복제, 기능성식품, 형질전환 분야는 70∼90% 수준으로 선진국을 바짝 따라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조사 결과는 생명공학연구원이 바이오 강국인 미국의 국립보건원(NIH), 일본의 이화학연구소(RIKEN), 독일의 생명공학연구소(GBF) 등과 국내에 나와 있는 데이터를 수집·분석해서 나왔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연구개발인력은 우리나라가 지난해 기준으로 1만명인 데 반해 미국 40만명, 일본 20만명에 육박하고 있으며 분자생물학 분야의 과학기술논문색인(SCI) 등재 실적 또한 미국이나 일본 대비 각각 9분의 1, 4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특허등록은 96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우리나라가 83건으로 미국의 125분의 1, 일본의 14분의 1 수준을 기록했다.

 우리나라 생명공학 R&D투자는 지난 94년 536억원에서 지난해 3238억원으로 6배 가량 성장했으며 투자액 중 과학기술부가 50%, 복지부가 14%, 산업자원부가 17%, 교육인적자원부 및 농림부·해양수산부 등이 19%를 각각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이 같은 우리나라의 투자 규모는 미국의 0.9%, 일본의 3.3% 수준에 불과해 선진 바이오시장 진입을 위해서는 장기적이고 과감한 투자가 절실한 것으로 분석됐다.

 생명연은 미국의 경우 지난해 생명기술(BT)산업의 R&D투자에 138억달러 규모를 쏟아부어 406억달러 규모의 직간접 경제유발효과와 43만6000명의 고용유발효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생명연 이경광 연구정책부장은 “정보기술의 경우 지난 95년을 기점으로 8년마다 지식이 배로 늘고 있으나 생명공학 분야는 2년마다 크게 달라지고 있는 추세를 보인다”며 “미국은 인간유전체 해독의 2단계 작업에 정부 총연구개발예산의 21.5%인 178억달러를 지원하는 등 바이오 분야 연구개발 투자에 전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