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통 사람들>SK디투디 조창준 사장

 “인터넷 쇼핑몰의 사업 성패는 상품에 달려 있습니다. 브랜드는 그 다음입니다. 쇼핑몰의 경쟁력이 점차 브랜드 파워에서 상품 기획력으로 바뀔 것으로 확신합니다. 이는 그 만큼 쇼핑몰시장이 성숙됐기 때문입니다.”

 조창준 SK디투디 사장(46)이 강조하는 쇼핑몰의 경쟁력은 단연 상품이다. 좋은 상품이 많아야 잘 팔린다는 유통의 기본 원칙을 고집스럽게 고수하고 있다.

 이 때문에 SK디투디는 브랜드 파워를 우위에 놓는 다른 쇼핑몰과 출발부터가 다르다. 상품·서비스 모두 차별화 없이는 치열한 시장에서 생존조차 힘들다는 게 조 사장의 지론이다. ‘디투디’라는 브랜드에서도 조 사장의 철학이 그대로 배어난다. 디투디는 ‘Difference To Deliver’, 즉 차별화된 서비스와 상품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온라인에서 브랜드는 기본입니다. 하지만 이미 대형 쇼핑몰 위주로 재편된 국내 상황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투자는 무의미합니다. 처음 한두 번은 브랜드를 믿고 접속하겠지만 로열티 있는 고객으로 만들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결국 좋은 상품을 얼마나 값싸게 보급하느냐가 사업 성패의 관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SK글로벌이 이를 위해 가장 역점을 두는 분야는 자체 브랜드(PB) 상품이다. 쇼핑몰 초기부터 PB상품에 투자해 이미 10여종이 넘어섰다. 김치냉장고에서 DVD플레이어·홈시어터·소형가전까지 다양한 상품군을 갖고 있다. 국내 쇼핑몰 가운데서는 가장 다양한 품목을 자랑한다. 매출 면에서도 전체의 10%에 육박한다. PB상품 매출이 많아야 5% 정도에 그치는 다른 쇼핑몰에 비하면 PB상품의 비중을 단박에 알 수 있다.

 “경쟁력 있는 상품을 갖추는 데 SK글로벌의 해외 네트워크가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각 나라의 우수한 상품을 수집하기 위해 중국·일본·벨기에 등 각 나라의 해외 법인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SK디투디는 최근 또 한 번의 모험을 단행했다. SK글로벌의 한 사업부에서 80억원의 자본금을 갖춘 독립법인으로 새 출발한 것.

 독립법인 SK디투디는 우선 덩치 면에서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 통신기기 전문쇼핑몰 ‘클릭OK’와 해외 상품 대행 쇼핑몰 ‘위즈위드’를 모두 흡수했다. 클릭OK와 위즈위드는 모두 통신기기와 해외 쇼핑 대행 분야에서 수위를 달리던 인터넷 쇼핑몰이다.

 “통합의 가장 큰 효과는 시너지입니다. 정보기술·물류·콜센터를 합쳐 우선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습니다. 또 해외 패션명품 등을 추가해 더욱 알찬 상품 구색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SK디투디는 쇼핑몰사업을 시작한 지 올해로 벌써 6년째다. 96년 사업부를 설치해 98년부터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삼성몰이나 LG이숍 등 다른 쇼핑몰에 비해 인지도는 다소 떨어지지만 알짜배기 쇼핑몰로 소문 나 있다. 주요 웹사이트 접속 순위에서 3, 4위를 뺏기지 않을 정도로 네티즌으로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조 사장은 “인터넷 쇼핑몰은 인터넷 붐에 따른 일시적인 트렌드가 아니라 미래 쇼핑의 구체적인 모습”이라며 “SK디투디를 국내 대표 쇼핑몰로 키우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