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과 대덕IT포럼, 대구IT포럼이 공동 주최한 ‘대덕IT포럼 1주년 기념식 및 제5회 정례포럼’이 지난 17일 호텔롯데대덕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렸다. ‘지역 IT·디지털 콘텐츠산업 육성’을 주제로 한 이번 포럼에서는 대학교수와 연구원, 대전·대구시 관계자, 국내 IT벤처분야 전문가 등이 참석해 지역별 디지털콘텐츠 산업육성 현황을 소개하는 한편 현재 진행되고 있는 디지털 콘텐츠 관련 기술 개발 현황과 향후 전망, 특허 확보 방안 등에 대해 심도 있는 토론을 벌였다. 편집자
◇온라인 3D게임 기술 동향(김현빈 ETRI 가상현실연구부장 e메일:hbkim@etri.re.kr)=세계적으로 온라인게임 시장은 2차원(2D)에서 3차원(3D)으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
국내에서 3D 게임이 나오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8월부터다. 외국에서는 99년 후반부터 3D 제품이 출시됐지만 우리나라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PC기반의 온라인게임 산업이 급격히 활성화되고 있다.
전세계적인 게임시장은 오는 2005년까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며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의 성장률이 부각되고 있다.
PC게임 중에서도 온라인게임 시장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 하지만 문제점은 국내 온라인게임 관련 20개사에서 회사당 게임엔진을 거의 하나씩 보유, 중복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해외 상용 게임엔진의 국내진출이 급속화되고 있는데다 고급 게임 개발인력이 부족하다는 것도 단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온라인게임은 개발자들이 게임을 즐기는 마니아들로 구성돼 2D까지는 가능하지만 3D는 실질직인 고급지식이 없이는 개발이 어려운 형편이다. 그러다보니 고급 인력의 부족현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ETRI에서 진행중인 ‘드림3D’ 개발사업은 국제 경쟁력을 갖춘 상용 게임 콘텐츠 개발을 목표로 세계 수준의 온라인 3D게임 엔진을 개발하기 위한 차원에서 시작됐다.
10월말 개발 완료 예정인 드림3D는 온라인 3D게임용 게임엔진 개발 표준 권고안을 작성하고 온라인 3D게임 엔진에 특화된 다양한 에디터 및 시범 콘텐츠를 시제품 수준으로 개발됐다.
이 엔진의 특징은 대규모 동시 사용자 환경을 지원하고 최적화된 3D 그래픽 기능과 확장성이 쉬운 다중·분산 서버 방식을 채용했다. 모션 DB기반의 자연스러운 애니메이션 생성이 가능하고 2채널 실시간 3D 라운드 생성, 기능별 모듈 분리로 콘텐츠 제작이 쉬운 장점이 있다.
ETRI는 향후 온라인 3D게임 엔진의 소스 및 기술문서 100% 공개를 통해 국내 온라인 3D게임 관련 국내 기술 발전을 촉진시켜 나갈 계획이다. 콘텐츠와 게임엔진 제작의 분리를 통해 전문화된 게임개발 체계를 추진하고 개발기간 단축 및 비용절감 효과도 유도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애니메이션 및 영화, 광고, 유무선 콘텐츠, 방송, 교육, 국방, 의료 등 다양한 콘텐츠 제작의 핵심 기술로 활용해 나가는 방안을 강구중이다.
◇대전시의 IT산업 기반 육성을 통한 문화산업 활성화 방안(이진옥 대전시 경제과학국장 e메일:leejinok@metro.daejeon.kr)=대덕밸리의 벤처기업은 6월말 현재 865개에 달하고 있다. 이 지역 벤처기업의 50%는 IT를 중심으로 한 첨단제조벤처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른 IT·CT 인력은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IT·CT산업은 삶의 질 제고와 연관되는 예술·문화작품을 기반으로 지식집약형, 환경친화적이며 고용창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산업으로 인식되고 있다.
대전시는 전국에서 2시간 이내 접근 가능한 교통의 요충지로 IT·문화 인프라의 최적지로 손꼽히고 있다.
IT산업의 육성 방향으로는 R&D와 산업화가 조화를 이룬 벤처 생태계 조성을 통한 세계적인 IT혁신 클러스터 육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덕밸리를 중심으로 한 산업집적화와 기술의 특성화를 통한 테크놀로지, 산·학·연 협력 네트워크인 휴먼네트워크 활성화 등을 통해 H·I·T(Human·Industry·Technology) 프로젝트인 대덕밸리 소프트타운을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대덕밸리 내 소프트타운 집적 현황을 보면 12개 TBI에 83개사, 5개 포스트 TBI에 101개사, 5개 협동화단지에 54개사 등 총 212개 소프트웨어·IT 업체 등이 몰려있다.
타운 내 특성화 산업으로 시스템·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개발 산업과 디지털 콘텐츠 요소기술 등 2개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또 시스템·임베디드 소프트웨어 산업 육성을 위해 대덕테크노밸리 조성을 비롯해 고주파부품산업지원센터·지능로봇사업화센터 건립 등을 추진중이다.
이와 함께 디지털 콘텐츠 요소기술 개발을 위해 대전 및 인근지역 대학을 통해 국내외 고급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엑스포과학공원 내 IT 문화산업단지를 조성, IT·CT 협동화 단지를 구축해 나갈 예정이다.
이를 위해 대전시는 연구원의 스핀-오프 창업 및 핵심기술업체간 M&A를 유도하고 유망 중소기업을 적극 발굴하고 있다.
자금지원 측면에서는 대덕밸리투자조합을 통한 400억원의 자금지원과 함께 신용보증기술평가 도입, 창업 및 경쟁력 강화 자금·경영안정자금을 적기에 지원할 방침이다.
마케팅 측면에서는 벤처국방마트와 대전사이버마트 개최, 해외시장 개척단 파견 및 박람회 참가, WTA 테크노마트 운영, 대전컨벤션센터 건립 등을 통해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기술지원 측면에서는 KAIST와 ETRI 등을 통해 기술평가 및 핵심기술이전을 연계하고 장비 지원 및 교육사업 등을 통해 특성화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이밖에도 대전시첨단산업진흥재단을 통해 소프트타운·소프트웨어지원센터·고주파부품산업지원센터·바이오벤처타운 등 개별적 첨단산업에 대한 중장기 발전전략을 통합 수립토록 하고, 각 전문 연구기관과의 연계를 통해 시설·장비를 효율적으로 운용토록 할 방침이다.
◇대구광역시 디지털산업 육성방안(박광진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장 e메일:pkj@dip.or.kr)=대구광역시는 전통적으로 섬유산업의 도시로 이미지화됐으며 현재도 이 산업 제일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경제산업의 현황을 배경으로 지역경제의 혁신체계 구축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지역의 산업육성 마스터플랜을 새롭게 수립하고, 새로운 성장엔진으로서 디지털산업에 대한 적극적인 육성방안을 지역경제의 새로운 비전으로 제시하고 있다.
대구시는 산업발전 기본전략으로 선택과 집중을 통한 전략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한편 지역의 강점을 최대한 활용, 산업 발전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새로운 전략 산업으로 IT·CT산업을 중점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한 디지털산업의 육성 전략으로 전통 제조산업과의 연계를 통한 상호 경쟁력 강화를 들 수 있다. 이는 섬유, 기계·메카트로닉스, 자동차 부품 등 대구지역 대표산업 및 대구 인근의 구미·포항 등 첨단산업단지와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축, 새로운 개념의 균형발전을 유도하는 것이다. 그리고 지역 내 역할을 연계, 상호 발전할 수 있는 전략을 만들고 있다.
IT·CT벤처의 집적단지인 소프트타운을 중심으로 성서 첨단산업단지를 적극 활용, SW와 IT제조업을 융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와 함께 동대구벤처밸리를 비즈니스밸리로 조성함과 동시에 우수인재 및 기술 공급기능을 담당할 연구·과학단지를 칠곡지역에 조성, 소프트타운을 중심으로 한 지역 디지털산업의 삼각축을 구축할 계획이다.
또 특화분야를 중심으로 해외마켓채널 구축, 해외시장개척단, 해외전시회 참가지원 등 다양한 해외진출지원사업을 추진하고자 한다. 특히 지역업체들이 가장 선호하고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해외국가를 지정, 해외진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현재 대구광역시에서 디지털산업 육성을 위해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사업은 다름아닌 ‘대구SW비즈니스타운’ 조성사업이다. 타운 조성의 기본 컨셉트는 창업·연구·교육·비즈니스 기능을 보유한 SW산업의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다.
아직까지 대구는 섬유만 생각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향후 몇 년 후에는 대구를 상징할 수 있는 대표적인 IT산업을 육성해 나갈 계획이다.
이같은 실행을 통해 고급인재의 지역 정착을 유도할 수 있는 환경을 적극 조성하고 벤처산업의 집적화와 산업특성화, 타 산업과의 연계 등을 통해 디지털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함으로써 우리 지역의 디지털산업에 대한 이미지를 확고히 정립할 예정이다.
◇벤처기업의 특허의 의미(김정진 테크란 사장 e메일:kimpat@unitel.co.kr)=IT분야의 국내 벤처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의 특허를 분석해보면 전체의 50% 이상이 광고·정보제공 등 단순한 아이디어에 의지한 특허가 대다수를 이루고 있다.
반면 기술적인 요소가 가미돼야 하는 보안 및 인증, 네트워크, 데이터 처리기술 등 시스템분야의 기술은 극히 일부분에 불과한 실정이다. 최근에는 세계적으로도 IT 관련 특허 분쟁이 급증하고 있다. 국내 상황도 마찬가지여서 대기업간, 대기업과 외국기업간 분쟁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같은 분쟁을 줄이기 위해서는 국내 기업들이 핵심 특허를 획득, 강력한 경쟁력을 갖추는 방법밖에 없다.
최근에는 세계적인 백신업체인 시만텍이 최근 인터넷을 통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특허를 미국에서 취득, 국산 소프트웨어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따라서 벤처기업들은 향후 신규 기술개발 및 그에 따른 특허 확보 방향을 현금 흐름이 풍부한 기술분야에 두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최근 외국의 IT기업들은 기술개발 방향뿐만 아니라 그 사업 추진에 있어서도 세계시장을 목표로 하는 글로벌화와 기술적·지역적 특성이 다른 기업간의 공동 연합(collaboration cluster) 전략에 의해 보다 경쟁력 있고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발판을 구축하고 있다.
앞으로는 세계 기술의 표준화 없이는 경쟁할 수 없는 시대가 되고 있다.
자금과 조직력이 약한 우리 벤처기업은 공동 연합 전략, 즉 공동 연구개발에 의한 핵심 특허의 확보와 사업 추진 역할 분담, 크로스 마케팅 및 라이선싱 등을 통해 기술료 등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면서 휴먼기술에 대한 시장 수요를 창출해야 한다.
이와 함께 신규 지역의 시장을 개척하며 타 업종, 타 제품 분야에의 기술이전을 통한 새로운 용도를 발굴하는 길을 가지 않으면 생존하기 어려울 것이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최근 한국업체간 과당경쟁은 우리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소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 IT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보통신 및 인터넷·모바일·디지털 등 IT계열의 유망한 지재권(IP)을 확보한다. 중국과 동남아 등 신흥 시장 진출을 위해 현지 기업과의 유대 관계를 강화하고 한류열풍 및 문화적 동질화와 차이를 활용한 서비스 및 콘텐츠 등을 발굴, 입체적인 지역적 지재권을 확보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우리 벤처기업의 육성과 번영을 위해서는 벤처기업 스스로의 노력도 중요할 뿐만 아니라 제도적으로도 기업간 연합 프로젝트에 대해 정부 차원의 지원이 강화되고, 벤처기업의 우수 발명에 대한 적극적인 해외출원 지원, 전국 지역별 유관 기관간의 적극적이고도 적절한 공조지원체제도 확립돼야 한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