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굴지의 회로 보호용 봉지제(EMC:Epoxy Molding Compound)업체 스미토모가 최근 품질문제로 파장이 확산되자 국내 업체들이 반대급부를 노리기 위해 발빠르게 대응하고 나섰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스미토모는 최근 자사 EMC 제품이 난연물질인 붉은인(red phosphorus)이 습기와 접촉, 인산을 발생시키면서 리드프레임간의 단락을 일으키는 품질문제로 파문이 일자 2004년까지 환경친화형 난연(lead-free)제품을 생산해야 하는 국내 EMC 제조업체들은 이를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금강고려화학(대표 고주태)은 난연제인 안티몬(Sb)과 브롬(Br)을 대체한 신물질로 인(P)을 사용하지 않은 난연 EMC를 생산중인데, 문제가 된 스미토모 제품을 대체할 수 있는 EMC를 통해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다. 회사측은 “스미토모 문제 발생 이후 관련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일모직(대표 안복현)은 무연 EMC를 이미 개발, 양산하고 있으며 최근까지 삼성전자와 공동으로 환경유해성분까지 제거한 환경친화형 EMC를 개발하고 있다. 제일모직측은 “일본 회사와 중복되는 제품이 없어 이번 파문의 영향은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를 기회로 해외영업망 확대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진쎄미켐(대표 이부섭)도 난연과 무기 인을 사용하지 않은 제품을 개발해 해외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수출에 주력해온 동진은 이번 스미토모 파문이 해외 EMC시장 판도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다양한 패키지에 대응하는 EMC 제품으로 승부한다는 전략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그린 EMC 생산에 민감한 일본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은 해외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손재권기자 gjac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