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과학이 미래 엔진"-이회창 후보 초청 토론

 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후보를 초청해 열린 이번 토론회에서는 과학기술계 및 정관계 인사 800여명이 참석, 성황을 이뤘다.

 이번 토론회는 제16대 대통령선거와 관련해 각당 대통령후보의 과학기술정책 의지와 인식을 파악하고 정책토론을 통한 국가발전의 비전을 모색, 대통령 선거 공약에 반영하기 위한 것으로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후보를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개최될 예정이다.

 18일 열린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후보 초청토론회는 12월 열리는 대통령선거에 쏠린 관심을 반영하듯 시종일관 열띤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 후보는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가진 기조연설에서 “IMF로 인해 노동자와 기업 등 모든 계층이 어려움을 겪었으나 가장 큰 피해자는 과학기술자였다”며 “노동과 자본의 투입은 생산성을 높일 수 있으나 지난 시대의 성장 패러다임이며 오직 과학기술 혁신, 특히 기초과학의 혁신이 한 시대를 바꾸는 원동력”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미래 성장 엔진으로 과학기술이 매우 중요하며 이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과학기술에 대한 투자는 대통령의 의지가 좌우하는 것이고 그 신념이 실제로 실현되도록 힘을 보태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벌어진 토론회에서 이 후보는 과학기술수석비서관 제도 도입, 과학기술부 부총리급 격상 등 정책적인 현안에 대해서는 “특보든 수석비서관이든 대통령이 활용하기 나름이며 굳이 과학기술인들이 절실하게 원한다면 수석비서관제도를 도입하겠으며 과학기술부를 부총리급으로 격상하는 문제는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다.

 또 과학기술인의 국회 비례대표 진출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현재 사회문제화되고 있는 과학기술인 사기진작과도 관련된 것으로 과학기술 관련 정책수립시 과학기술계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추후 과학기술계의 총의를 감안해 다각도로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청소년 이공계 기피문제에 대한 한나라당의 대책도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입시의 종속수단으로 전락한 초·중·고의 과학교육 혁신방안이 무엇이냐는 질의자의 질문에 대해 이 후보는 “청소년 이공계 기피원인은 흥미를 돋우지 못하고 현실성이 없는 과학교육, 교차지원 등 입시제도, 과학기술자에 대한 낮은 사회적 인식 등 복합적인 원인에 기인한다고 본다”며 “초·중·고 단계의 체계적인 과학교육 강화 및 청소년 과학활동 지원, 급변하는 과학기술환경에 부응하는 이공계 대학교육 체계개편 및 대학생 연구능력 배양이 필요하다”며 해결책을 제시했다.

 기초과학 연구에 대한 투자확대와 관련, 이 후보는 “정부 연구개발예산 중 기초연구 예산비중을 매년 1%이상씩 증대해 개인의 창의성을 바탕으로 한 기초연구에서부터 대규모 집단 기초연구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인 기초연구지원시스템을 구축, 2006년에 25%까지 확대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또 과학기술계 출연연을 관장하고 있는 3개 과학기술연구회 체제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출연연의 관리·감독체제가 국무총리실과 유관부처로 이원화되면서 과학기술정책이 체계적, 효율적으로 추진되지 못하는 문제점이 드러났다”며 “과학기술자, 관련 전문가 등의 참여하에 연구·검토를 거쳐 미래지향적인 시각에서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이 후보는 출연연의 안정적 인건비 지원확대, 지역 권역별 첨단 과학산업단지 활성화, 남북과학기술교류협력 확대 등을 과학기술 관련 주요공약으로 내거는 등 과학기술인들의 지원을 부탁했다.

 한편 이번 초청토론회에는 민석기 고려대 교수, 정완호 교원대 총장, 김기협 삼성종기원 부사장 등이 질의자로 나섰으며 한나라당에서는 이 후보 외에도 강재섭 최고의원, 이상배 정책위의장, 김형오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위원장, 임태희 제2정책조정위원장, 김영선 국회의원 등이 참석해 한나라당의 과학기술정책에 대해 답변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