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대 이동통신분야 후발사업자인 LG텔레콤이 3세대의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2㎓ 대역 IMT2000 서비스에 대해 적극적인 공세를 취함으로써 어떤 형태로든 통신서비스 시장 판도변화가 예상된다. 또 통신서비스 사업자들의 투자경쟁 촉진을 통한 국내 경기 활성화도 기대된다.
LG텔레콤의 움직임은 2㎓ 대역 투자에 소극적인 통신회사들을 자극해 설비투자를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국내 IMT2000 서비스 조기 활성화에 촉매제가 될 전망이다. 3세대 투자가 활성화될 경우 무엇보다도 어려움을 겪는 통신장비, 단말기, 콘텐츠 등 후방산업의 회생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배경=LG텔레콤이 2004년 EVDV 서비스 도입에 앞서 2㎓ 대역에서 cdma2000 1x를 도입하기로 한 것은 IMT2000 서비스에서는 선두권 사업자로 도약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LG텔레콤은 SK텔레콤, KTF 등 경쟁사업자의 전략에 밀려 뒤따라가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2㎓ 대역의 IMT2000 상용서비스는 KT아이컴, SKIMT 등 경쟁사보다 한발 앞서 나가겠다는 것이다. LG텔레콤은 동기식의 특성을 최대한 활용하면 적은 투자금액으로도 IMT2000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우선 2세대의 통화권(커버리지)과 기지국을 그대로 활용해 현 주파수 대역인 1.8㎓와 2㎓간에 통화끊김이 없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또 경쟁사들이 동기식으로 활용하는 EVDO와 달리 cdma2000 1x 네트워크는 오는 2004년께 본격화될 EVDV 설비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어 비동기식에 비해 투자효율성을 갖고 있다고 LG텔레콤측은 설명했다.
무엇보다 LG텔레콤은 경쟁사에 비해 한발 앞서 2㎓에 발을 들여놓아 ‘최초’라는 이미지를 확보하는 게 매력적이다. 2㎓ 대역의 cdma2000 1x 네트워크는 최고 307Kbps 속도가 가능, 현재 제공중인 cdma2000 1x 서비스에 비해 고속 서비스가 가능해 현 cdma2000 1x 경쟁자와도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2세대에서의 낮은 인지도를 단번에 끌어올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영향=LG텔레콤의 행보는 당장 KT아이컴을 자극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최초 IMT2000 서비스 개시’를 위해 달려온 KT아이컴으로선 ‘최초’라는 수식어를 놓치면 그동안 들여온 각종 홍보비용이 물거품이 된다.
SKIMT도 마찬가지다. KT측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면서 2㎓ 대역 투자수위를 조절했던 SK텔레콤도 경쟁사들이 서비스 경쟁에 들어갈 경우 시장진입의 시점을 놓칠 수 있다.
이에 따라 통신사업자들이 3세대 패권을 위해 투자를 서두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최근 정보통신부가 IT산업 활성화를 위해 다각도로 투자확대를 유도하고 있으며 통신사업자도 호응하는 분위기다. 상용화 경쟁이 시작될 경우 애초 기대한 것보다 많은 투자가 이뤄져 경기회복의 실마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전망했다.
유럽에선 향후 2∼3년간 주파수 포화와 데이터 시장 성숙으로 2세대 통신인 GSM이 WCDMA로 교체되기 시작할 전망이다. 국내 사업자들이 내년부터 2년간 3세대 활성화에 나서면 통신장비, 단말기, 콘텐츠 등 후방산업이 튼튼해져 향후 5년간 세계 통신시장에서 서비스는 물론 장비, 단말기, 콘텐츠 등의 각 분야에서 1위가 가능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과제=LG텔레콤이 2㎓ 대역 서비스에 들어가려면 1.8㎓ 대역과 2㎓ 대역을 동시에 지원하는 듀얼밴드(DB) 단말기 개발이 필수적이다. 단말기 개발이 6개월내 이뤄지면 LG텔레콤은 ‘최초’라는 타이틀을 거머쥐나 그렇지 못하면 동력을 잃게 된다.
문제는 장비 및 단말기 제조업체들이 얼마나 준비됐는가 하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동기식 IMT2000 사업자가 적어 장비 및 단말기업체들은 작은 시장을 놓고 연구개발에 투자하기 힘든 상황이다.
김윤관 LG텔레콤 전략개발실장은 “최근 중국이 WCDMA뿐만 아니라 cdma2000도 IMT2000 복수 표준으로 고려해 동기식 시장이 작은 것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LG텔레콤이 일본의 KDDI와 함께 2㎓ 대역 동기식 IMT2000 서비스를 어떻게 전개하느냐가 동기식 시장확장의 변수라는 설명이다.
LG텔레콤의 3G 선도계획은 국내 장비와 단말기 업체들이 얼마만큼 LG텔레콤의 의지에 부응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