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소련의 흔적이 인터넷에서조차 사라지게 됐다.
와이어드(http://www.wired.com)는 국제인터넷주소관리기구(ICANN)가 구 소비에트연방을 상징하는 ‘닷에스유(.su)’ 도메인을 내년에 폐지키로 방침을 세웠다고 최근 보도했다. 이로써 연방이 해체된 지 10여년 만에 소련을 상징하는 닷유에스 도메인을 인터넷에서 찾아 볼 수 없게 됐다.
닷에스유는 지난 90년 국제 인터넷 자원관리 기관인 IANA에 의해 소련의 국가도메인으로 확정돼 그동안 비정부기구인 RosNIIROS가 관리를 맡아왔다. 지난 92년 1월 소련이 해체되면서 존폐에 관한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에도 이 도메인의 수는 꾸준히 증가, 올 5월 현재 2만8000개가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연방에서 분리된 국가들이 ‘http://www.***.su’와 같은 세컨드 레벨 도메인보다는 ‘http://www.***.***.su’와 같은 서드 레벨 도메인을 선호하고 있어 실제 도메인 수는 서드 레벨에서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편 ICANN의 이같은 방침이 알려지자 러시아 등 과거 소련에 속해 있던 국가들 사이에서는 폐지반대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러시아의 인터넷 운동가인 아나톨리 레벤추크는 “닷에스유는 일정한 국가를 나타낸다기보다는 지역을 나타낸다”고 강조했다. 실제 러시아의 한 인터넷 사이트 조사에 따르면 닷에스유의 존속을 희망하는 여론이 54%로 폐지여론(24%)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