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3, 4년간 일본이 광대역 통신 관련 인프라분야의 중요한 시장으로 부상할 것입니다.”
김대훈 테크시스템테크놀러지 대표(37)가 일본시장에 승부수를 띄웠다. 그는 일본의 디지털가입자회선(DSL) 가입자 규모가 800만명에 육박했고, 이동통신 콘텐츠가 다양하며, 서비스 유료화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 시장환경이 한국보다 좋은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김 사장이 일본시장을 겨냥해 준비한 화살은 빌링(과금)솔루션. 지난해 일본의 텔리만커뮤니케이션과 규슈전력에 120만달러어치 빌링솔루션을 공급했으며, 최근 NEC소프트웨어와 채널(판매대행) 및 기술협력 제휴를 맺은 데 힘입어 올해 230만∼250만달러 상당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규슈전력으로부터 라이선스 판매, 기술컨설팅, 제품 커스터마이징 비용을 비롯해 출장경비까지 제공받으면서 순익률 60%를 기록할 정도로 일본시장이 매력적입니다. 구체적으로 일본에서 1개 빌링솔루션 구축 프로젝트를 수주하면 국내에서 3개 프로젝트를 진행해 거두는 수익과 맞먹습니다.”
김 사장은 일본시장의 높은 수익성과 더불어 현지 빌링솔루션업체들이 3세대 이동통신으로 발전해가는 시장환경에 대응할 만한 기술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테크시스템테크놀러지를 비롯한 국산 빌링솔루션기업들에 일본이 기회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테크시스템테크놀러지는 일본의 대표기업인 NEC의 소프트웨어회사인 NEC소프트웨어를 판매대행사로 확보해 주목된다. 이 회사는 NEC소프트웨어로부터 광대역 인터넷 서비스 가입자 2만5000명마다 라이선스 비용을 추가로 받기로 하는 등 고수익을 실현할 전망이다.
김 사장은 “국내에서 활동중인 빌링솔루션 기업의 60%는 단순 결재업체일 뿐만 아니라 KT, 데이콤, SKT 등 대형 통신기업으로부터 분리돼 기존 틀에서만 사업을 운영하기 때문에 새로운 서비스에 민첩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 ”고 지적했다. 때문에 3세대 이동통신, 빌링솔루션 국제표준에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 사장은 “빌링솔루션은 단순 과금·결재수단이 아니라 데이터 추출·분석·가공·고객관리를 포괄하는 정보기술(IT)의 총체”라며 부단한 기술개발과 시장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지난 92년 컬럼비아대학에서 컴퓨터엔지니어링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97년까지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부교수로 활동했다. 그는 99년 “아이디어를 제품화하고 직접 판매해보고 싶다”는 소망을 실현하기 위해 창업했으며 “(사업이) 재미있다”고 말했다.
<글=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