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정보시스템(GIS)과 고객관계관리(CRM)를 결합한 gCRM의 보급이 유통업과 금융권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국민은행·조흥은행·우리카드·농협 등 금융기관에 이어 롯데쇼핑·롯데리아·롯데제과 등을 거느린 국내 최대 유통기업 롯데가 전사 차원에서 gCRM을 구축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GIS업계에서는 위치기반서비스(LBS) 등 모바일 GIS 애플리케이션과 함께 gCRM이 신종 유망 응용시장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고 이 분야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도입 현황=시중은행 가운데 국민은행이 가장 먼저 gCRM을 도입한 데 이어 조흥은행과 농협도 관련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제2금융권에서는 우리카드와 LG카드 등이 선발대 역할을 하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롯데가 전사 통합 CRM 프로젝트와 함께 계열사별로 gCRM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우선 간판 계열사인 롯데쇼핑이 고객 데이터를 GIS 데이터베이스(DB)에 올려놓는 1차 구축작업을 완료한 데 이어 데이터를 분석하고 예측 프로그램을 가동하는 2차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또 다음달 1일부터 롯데리아가 시스템 구축에 나선다. 이밖에 스포츠용품 전문업체 르까프와 현대해상화재보험 등도 gCRM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도입 배경=기업들이 gCRM을 도입하는 이유는 CRM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gCRM을 CRM의 한 컴포넌트로 도입함으로써 고객과 점포 등 영업에 관련된 내외부 정보를 전자지도상에 기록, 점포경영에 필요한 시장환경·고객성향·점포현황을 분석하고 통계수치를 산출해 각종 영업전략에 활용하는 것이다. 이에따라 마케팅 수단으로 카탈로그나 쿠폰 등 DM(Direct Mail)을 자주 사용하는 유통업종의 경우에는 CRM 구축과 동시에 gCRM을 도입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무작위 DM 발송 방식이 실효가 떨어지자, 지리정보를 바탕으로 고객의 성향을 분석해 차별화된 정보를 전달함으로써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국가GIS 등 지리정보 관련 국가 인프라가 어느 정도 갖춰졌다는 점도 gCRM 확산의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형·도로·건물 등 기본 지형도와 지번, 주요 건물, 아파트 위치 등을 명시한 주제도를 낮은 가격에 구입할 수 있게 되면서 GIS DB 구축비용 부담이 줄어들게 된 것이다.
◇전문업체의 등장=gCRM이 유망 애플리케이션으로 부상하면서 이 분야에 특화된 전문업체들도 등장하고 있다. gCRM과 지리정보 기반 상권분석시스템을 공급하는 타스테크(대표 민성기)의 경우 유통·금융·패스트푸드 업종을 대상으로 gCRM 영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밖에 GIS업체 캐드랜드와 쌍용정보통신 등도 최근 gCRM사업에 뛰어들어 각종 프로젝트에서 경합을 벌이고 있다.
<조윤아기자 forang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