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주에 대한 외국인의 매도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21일 증시에서 외국인들은 KT에 대해 3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간 데 이어 SK텔레콤도 ‘팔자’로 대응하는 등 매도 우위의 투자관점을 뚜렷이 보여줬다. 코스닥 대표통신주 KTF에 대해서도 외국인들은 3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가며 20만주 이상을 팔아치웠다. 이에 따라 이날 통신주의 주가는 시장평균을 훨씬 밑돌며 강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증시전문가들은 통신주에 대해 외국인들의 강한 매도세가 집중되고 있는 원인을 일단 지난주 정통부의 IT펀드 조성을 위한 출자조치에서 찾고 있다. 외국인들의 투자패턴상 통신주의 가장 큰 메리트가 ‘현금흐름’이었는데 그것을 정통부가 나서서 훼손하고 있는 데 대한 불만의 표시라는 분석이다.
한 통신전문 애널리스트는 “외국인들은 투자한 통신사업자의 수익과 현금이 배당이나 자사주매입 등으로 쓰이길 원하고 있지만 이번 출자조치는 정부가 동의없이 그 일부를 가져간 것으로 보고 있는 듯하다”며 “일부 과잉된 반응이기도 하지만 투자흐름상 충분히 이해가 가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최근 중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차이나모바일, 차이나유니콤 같은 대형 통신사업자의 잇따른 기업공개(IPO)도 국내 통신사업자들로부터의 외국인투자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또 다른 시장전문가는 “중국 통신사업자의 IPO에 맞춰 외국인 펀드들의 아시아지역 통신투자비중을 재조정하려는 움직임이 발생할 수 있다”며 “최근 통신주 매도추세와 직간접적인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외국인의 움직임에 대해 국내 투자자가 과민반응을 보일 필요는 없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양성욱 대우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이들 대표 통신주의 실적은 시장 기대를 충족시킬 만큼 양호하다”며 “과민반응에 따른 매도세가 진정되는 시점을 오히려 매수기회로 활용하는 것도 바람직한 투자관점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