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T LCD업계 서바이벌 게임 시작됐다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 공급가격이 바닥을 모른 채 하락, 사상 최저치를 잇따라 경신하면서 TFT LCD업계가 손익분기점(BEP)을 크게 위협받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LG필립스LCD 등 국내 업체들은 라이벌인 대만에 비해 제조원가면에서 유리한데다 상대적으로 모니터용 고부가가치 제품인 17인치와 18.1인치 비중을 확대, 한국과 대만 관련업체간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21일 관련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현재 TFT LCD 시장 주도 모델인 15인치 모니터용 모듈 공급가격이 로엔드 모델을 시작으로 190달러 아래로 추락했다.

 이에 따라 TFT LCD업체들의 영업실적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으며 한스타·칭화픽처튜브(CPT) 등 대만의 일부 후발업체들은 BEP 수준을 맞추기가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이달 중순 이후 세계 최대 PC 및 모니터 시장인 미국의 추수감사절·성탄절로 이어지는 계절적 특수와 지속적인 공급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수요는 점차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음에도 가격은 계속 하락, 관련 업체들이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TFT LCD업체들의 제조원가가 큰 편차를 보이고 있는데다 주력 모델조차 달라 지속적인 가격하락이 관련업체들의 수익구조에 미치는 영향은 다르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가격하락이 오히려 업계의 구조조정을 가속화할 것이란 전망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삼성전자·LG필립스LCD·AUO(대만) 등 ‘빅3’는 로엔드 15인치 모델의 경우 제조원가가 인치당 10∼11달러선에 근접, 아직 가격하락을 수용할 여지가 충분한 반면 후발업체들은 제조원가가 인치당 13달러대를 형성, 190달러벽이 무너졌다면 이미 출혈이 발생하기 시작했을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TFT LCD가 대규모 고정비용을 수반하는 장치 업종으로 시장 상황에 따라 라인 가동을 조절하기가 상대적으로 어려운데다 추가 가격하락을 예상한 대기수요가 지나치게 높아 LCD 재고가 계속 쌓이는 이른바 수급 불균형을 제대로 해소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빅3업체들이 후발업체들의 5세대 투자를 견제하기 위해 공급량을 계속 늘리고 있는 것도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이와 관련, 지난 18일 TFT LCD 생산량을 현재 월 100만개에서 내년엔 월 300만개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한편 TFT LCD 공급 가격은 모니터용 15인치 모듈 기준으로 지난 5월말 260달러를 정점으로 하락세로 반전, 이달까지만 이미 30% 이상 하락한 실정이며 내년 이후에도 이같은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