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형성되기 시작한 디지털 복합기 시장에서 각 업체들의 가장 큰 과제는 차별화 전략이다. 디지털 복합기만의 독립된 시장을 형성, 확대시키기 위해서다. 업체들은 수요자들이 디지털 복합기를 기존 아날로그 복사기와 별반 다를 바 없는 사무기기로 인식한다거나 잉크젯 복합기를 잉크젯 프린터의 연장선에 있는 제품으로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감소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레이저 방식의 디지털 복합기를 생산하는 모 회사의 마케팅 담당 직원은 소비자의 복합기 사용실태를 파악했더니 아직은 일반 아날로그 복사기처럼 복사 용도가 많았다고 한다. 모든 사용자가 그러한 것은 아니겠지만 스캐너, 프린터, 팩스 기능을 지원하는 각각의 별도기기 판매율이 본체 판매량의 절반을 넘지 못하는 수치를 보면 복사가 아직은 주된 기능임을 알 수 있다. 소비자들은 복합기와 복사기가 다른 것이 없다고 인식하는 순간 복합기에 대한 관심을 버릴 것이다.
때문에 레이저방식의 디지털 복합기를 생산하는 업체들이 가장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점은 영업사원 및 기술사원들에 대한 디지털 교육이다. 광고, 홍보를 통한 제품을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고객에게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해 제공하는 사람들은 바로 영업사원들이기 때문이다.
잉크젯 복합기 업체들 또한 잉크젯 프린터의 종속 시장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성격을 가진 제품군으로 분리시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올해 들어 잉크젯 복합기에 대한 실질적인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큰 폭으로 늘었으나 아직은 시장형성기라고 판단하고 잉크젯 복합기에 대해 모르는 사람에게 정보를 알리고 구매를 유도하는 정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한 가격하락을 통해 소비자들의 접근성을 더욱 높이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각 프린터업체들은 올 하반기부터 잉크젯 복합기 가격을 내리면서 시장확대를 추구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이는 잉크젯 복합기만의 기능적인 장점에 가격적인 부분까지 부가시켜 수요를 확대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