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엔 매출에 순익 200억엔’, 일본 5대 게임개발사 가운데 하나인 캡콤의 2005년 청사진이다.
캡콤은 지난 3월 말 끝난 2002 회계연도에서 627억엔의 매출을 올려 작년 대비 28%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캡콤의 이같은 매출치는 엔씨소프트·넥슨·CCR 등 우리나라 온라인 게임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지난 1년동안 거둬들인 총 매출(3000억원)의 두배가 넘는 것으로 그 규모를 짐작케 한다. 게다가 순익 성장률은 더욱 두드러져 2001년보다 무려 36% 증가한 97억엔으로 집계됐다.
캡콤은 84년 설립된 이후 마계촌 등 아케이드 게임으로 시작해 최근에 주력하고 있는 비디오 게임기용 타이틀에 이르기까지 일본 게임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다. 국내에도 잘 알려진 스트리터 파이터Ⅱ를 비롯해 파이널 파이터, 바이오 해저드, 데빌 메이 크라이, 귀무자2 등 수많은 인기 게임작을 출시했으며 코나미· 남코 등과 함께 일본 게임소프트웨어 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캡콤이 20년 가까이 장수한 비결에 대해 개발 총책임을 맡고 있는 오카모토 전무는 최고의 게임품질이라고 답한다. “너무 신경써서 만드는 바람에 납기일을 종종 놓친다”는 그의 농담섞인 대답에는 강한 자부심이 배어있다. 매출규모로만 보면 코나미나 EA에 뒤지지만 좋은 게임을 만드는 회사, 사용자들에게 좋은 느낌을 주는 회사로는 단연 최고라고 자신한다.
그러나 캡콤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3년 내로 매출과 순익을 두배 가까이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제는 규모 면에서도 확장전략을 취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게임추세가 화려하면서도 사용이 간편한 방향으로 가고 있는만큼 사용자들의 기호변화를 잘 파악해 능동적으로 대처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캡콤은 5∼6년을 주기로 히트 대작을 선보였다. 85년 마계촌이 그렇고, 91년 스트리터 파이터, 96년 바이오 해저드가 그러하다. 이들 타이틀들은 캡콤이 성장저점에 있을 때 출시돼 캡콤을 상승기조로 반전시킨 작품들이다. 주기로 보면 올해 역시 대작출현이 예상된다. 캡콤 측은 자동차 게임인 오토 모델리스타가 그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도 침체상황에서 출현한 기존 대작과는 달리 성장세에 놓여있는 캡콤의 입지를 더욱 강하게 만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카모토 전무는 “현재 일본시장에서 5위, 미국시장에서 10위권에 머물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수위자리를 노리고 있다”며 “향후 3∼5년을 위해 상품성 있는 50여개의 게임개발 프로젝트를 동시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캡콤은 현재 본사인 오사카 600여명을 비롯해 도쿄·미국·한국 등지에 총 750명의 개발자를 두고 개발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캡콤은 특히 온라인 게임에 대한 사업 비중을 높여나가고 있다. 바이오 해저드 등을 비롯해 기존 인기 게임의 상당수를 네트워크형으로 만드는 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한국 온라인 게임에 대한 관심도 크다. 캡콤은 이미 사람과 사람이 대적하는 격투게임을 많이 만들어본만큼 다른 일본 게임업체처럼 온라인 게임시장에 진출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자신했다.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