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과학기술 현장을 가다>(하)핀란드 노키아

 핀란드 수도 헬싱키 중심가에서 건물이 즐비한 해안가를 따라 10여분만 빠져나가면 세계 이동통신 단말기의 최강이라는 노키아 본사가 눈에 들어온다. 낮에는 온통 유리로 된 건물들이 눈이 부실만큼 위용을 자랑한다.

 헬싱키 어느 곳에나 노키아 하우스를 만날 수 있어 본사가 어디인지 모를 정도로 노키아는 헬싱키에 왕국을 일궈놓은 세계적인 이동통신업체다.

 지난 1865년 설립된 노키아는 인구 550만의 핀란드를 일약 정보강국으로 도약시켰다. 올해는 세계 휴대폰 단말기시장의 40%를 차지하는 것이 목표다. 노키아는 핀란드 전체 수출의 24%, 국내총생산(GDP)의 30.3%를 담당하고 있으며 주식만 헬싱키 증시 시가총액의 60%를 차지한다.

 이런 노키아의 저력에는 연구개발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깔려 있다.

 노키아 본사에서 만난 마이어 돈밀라 커뮤니케이션 담당이사는 “노키아의 가장 큰 경쟁력은 연구개발을 소홀히 하지 않는 것에서 비롯된다”며 “연구개발 인력과 투자를 앞으로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세계 130여개국에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노키아는 R&D센터만 14개국, 54곳에 분포하고 있으며 이곳에서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인력은 전체 종업원의 35%인 1만8600명에 달한다. 매년 R&D투자액은 총매출액의 9.6%에 달하는 29억8500만달러 수준이다.

 지난해엔 시장 축소로 6000여명의 직원을 감원하긴 했지만 현재의 고용인력은 5만3849명이나 된다.

 사업부문은 올해 기준으로 모바일 텔레폰 5%, 텔레커뮤니케이션 5%, 화학 2%, 전자제품 4%, 정보시스템 23%, 케이블 9%, 벤처사업 20%, 기타 등으로 구성돼 있다.

 노키아의 연구개발은 기능성보다 오래 써도 고장없는 실용적인 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기술은 물론이고 제품 디자인이나 기능 면에서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것이 돈밀라 이사의 설명이다.

 노키아는 현재 데이터 전송을 전문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디자인된 PDA를 개발 중이며, 보안이나 인터넷 애플리케이션 디지털가입자회선, 광대역폭 접속 등에도 주력함으로써 매출의 확대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돈밀라 이사는 “최근 콘텐츠를 쉽게 사용할 수 있고 컬러 디스플레이가 가능한 제3세대 이동통신제품을 내놨다”며 “모바일 폰 개념을 데이터의 저장 및 관리와 인터넷 이용, 나아가 삶을 관리하는 툴로의 기능을 갖춘 개인 커뮤니케이션의 최적화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