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PC업체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구매 투명화와 효율화를 통한 가격 경쟁력 확보가 가장 중요합니다. 이러한 부분을 지속적으로 해 나가기 위해서는 기업은 물론 CEO도 보다 투명해져야 하고요.”
최근 PC업계의 가격 파괴를 이끌고 있는 주연테크컴퓨터 송시몬 사장은 “사실 국내 PC업체들은 어지간한 서울 대형 갈비집만큼도 순익을 내기가 어렵다”며 “이제 PC업체들은 주위의 과대평가를 과감히 떨쳐내고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연테크를 바라보는 PC업계의 시선은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다. 주연테크가 광고에서도 밝혔듯이 ‘거의 남지 않는 게 아니라’ ‘밑지면서 파는’ PC업계 공동의 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 적지 않다. 송 사장은 “구매 투명화와 효율화를 통해 타 PC업체보다 보다 저렴한 가격에 부품을 구매하는 것이 공격적인 가격책정의 비결”이라며 “이익이 거의 남지는 않지만 밑지면서 팔고 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송 사장은 올해부터 구매방식을 바꿨다. 예전에는 특정업체 물량을 대부분 구매했지만 이제는 철저히 가격입찰을 실시해 구매한다. 또 구매담당자의 권한을 최대화하기 위해 협력업체 임직원과의 만남도 피한다. 사장이 협력업체와 함께 있는 것을 보면 구매담당자가 이를 의식해 구매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다 보니 구매 가격 협상에서는 타 중소업체보다 우위에 있다고 자부하고 있다.
송 사장은 “일부에서 중견 PC업체의 한계를 월 2만대 규모라고 얘기하지만 나는 3만대까지도 가능하다고 판단한다”며 “결국 데스크톱 PC는 누가 가격경쟁력을 유지하느냐의 싸움”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노트북 PC시장에 대해서는 견해가 달랐다. 그는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 제품이 30만원 더 저렴하더라도 대부분의 소비자는 대기업 제품을 구매할 것”이라며 “노트북 PC는 가격경쟁력보다는 아직까지 브랜드가 주도하는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주연테크는 노트북 PC시장이 점차 데스크톱 PC시장을 잠식하는 만큼 노트북 PC사업 진출도 신중히 모색하고 있다. 노트북 PC사업을 진행하더라도 자체 브랜드나 개발보다는 대리점망을 갖추지 못한 외국계기업과의 제휴를 추진할 생각이다.
송 사장의 최근 관심사는 PC 불량률을 어떻게 줄이느냐에 쏠려 있다. 예전에는 전문생산 대행업체를 통해 아웃소싱을 했지만 불량률 개선을 위해 설비와 인력을 투입, 최근에 자체 생산을 다시 시작했다.
송 사장은 “많은 PC 구매자들이 애프터서비스, 불량률 때문에 대기업 PC를 선호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애프터서비스 체계는 한 순간에 대기업을 따라잡기 어렵겠지만 제품 불량률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셀방식의 라인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글=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