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지 시장 선두 자리 다툼 치열

 스토리지시장의 1인자 자리를 둘러싼 업체들의 신경전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18일 한국IBM(대표 신재철)은 IDC 아태지역본부가 발표한 ‘2002 2분기 시장보고서’를 인용, 한국IBM이 국내 시장의 23.8%를 차지하고 있으며 국내 외장형 디스크 스토리지시장에서 선두자리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국내 상반기 전체 디스크 스토리지시장에서도 21.5%로 선두업체(22.3%)와 1% 미만의 미미한 차이로 2위를 기록, 선두그룹 반열에 올라섰다고 덧붙였다.

 2000년 이후 서버사업자들의 약진과 히타치 제품으로 승부를 거는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의 실적 향상으로 한국EMC의 독주를 견제하기 시작한 현상은 시장의 굳어진 지표임에는 틀림없지만 그동안 한국EMC가 어느 분기에서도 시장에서 1위를 내놓은 적이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한국IBM의 이번 발표가 갖는 의미는 클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한국IBM의 이 같은 실적 발표에 대해 경쟁사들은 인정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사업자들의 이견은 한국IDC의 시장조사에 근거한다.

 최근 한국IDC가 조사한 2분기 국내 스토리지시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EMC가 20%대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여전히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컴팩코리아를 합병한 한국HP가 근소한 차이로 한국IBM을 제쳐 오히려 2위로 올라섰다.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이 자체 성장률로 비교할 때는 대폭 성장했지만 한국HP와 컴팩코리아가 효성과 한국IBM을 제쳤다는 것은 합병 효과를 본 셈이다.

 결국 한국IDC와 아태IDC의 시장조사 결과가 크게 차이가 있는 셈이다. 이런 현상이 벌어진 이유에 대해 업계에서는 아태IDC가 조사 과정에서 사업자들의 실적을 제공받은 출처가 달랐기 때문으로 해석하고있다. IDC 아태지역에서 발표한 이번 보고서에 사용된 원 데이터가 한국EMC와 한국썬에 관한 실적은 미국으로부터, 한국IBM과 기타기업의 관한 실적은 국내에서 받았다는 것이다. 즉 한국IDC가 최종 사용자에게 공급된 제품 가격, 즉 부가세나 마진 등이 포함돼 있는 가격을 기준으로 시장 규모를 파악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각 사업자의 매출액이 큰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이번 한국IBM의 발표는 스토리지시장에서 박빙의 경쟁이 벌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점에서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한 주요 업체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