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 등급 파장 게임 투자 급랭

 영상물등급위원회의 ‘리니지 18세 이용가’ 등급 판정 여파로 게임분야에 대한 투자 열기가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리니지’가 18세 이용가 판정을 받자 디스커버리창투·아이엠엠창투·한국기술투자·국민창투 등 게임관련 주요 투자조합들과 게임업체에 투자를 고려중이던 개인투자자들은 일제히 게임업계에 대한 투자계획을 전면 중단하거나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엔씨소프트의 ‘리니지’가 ‘대박 게임’으로 등극하면서 형성된 게임산업에 대한 기대심리가 순식간에 무너져 내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온라인게임뿐 아니라 PC·모바일 등 게임산업 전반에 대한 투자공동화 현상이 빚어지면서 우려했던 게임시장 위축현상이 현실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온라인게임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해 온 국내 게임산업의 경쟁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디스커버리창업투자(대표 정홍균)의 정상관 이사는 “‘리니지’ 18세 이용가 판정 이전에도 코스닥에 진출한 게임업체들의 주가가 곤두박질치면서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될 조짐을 보였다”며 “이번 등급판정은 이같은 움직임에 기름을 부은 격이라 당분간 게임업체들은 투자를 받기가 여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한국게임산업개발원 게임투자조합 2호를 운영중인 디스커버리창업투자는 최근 온라인게임업체 위즈게이트의 온라인게임 ‘타짜온라인’에 대한 투자를 추진하다 ‘리니지’의 등급분류 여파로 이를 중도에 포기했다. 이 회사는 ‘타짜온라인’에 5억원 가량의 자금을 투자할 예정이었으나 이 게임이 영등위 등급분류에서 18세 이용가 판정을 받을 것으로 예상돼 투자를 중도에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회사는 등급분류 여파로 게임업체들의 수익성이 불투명해짐에 따라 게임업체나 게임에 대한 투자보다 애니메이션 및 게임 분야에서 기반기술을 보유한 업체쪽으로 투자방향을 선회할 방침이다.

 또 지난 9월 100억원 규모의 게임펀드를 조성한 아이엠엠창업투자(대표 정기성·김지훈)는 올해말까지 10억원 가량의 투자를 단행할 계획이었으나 ‘리니지’ 등급 판정 여파로 투자시기가 늦춰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이엠엠 정준홍 이사는 “현재 게임업체 3곳을 상대로 접촉중이지만 ‘리니지’ 등급 판정 이후 파장을 지켜보며 투자업체를 선정해야 할 것 같다”며 “지금으로선 3곳 가운데 등급분류 판정에 민감하지 않은 게임위주로 투자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온라인게임 및 콘솔게임에 투자해 온 한국기술투자(대표 장동주)도 연말까지 20억∼30억원을 게임업체에 투자할 계획이지만 시장흐름을 지켜본 뒤 투자를 결정한다는 관망세로 돌아섰다. 한국기술투자 안근영 팀장은 “온라인게임의 경우 가뜩이나 경쟁이 치열해 수익성 리스크가 높은 분야로 지목돼 왔다”며 “‘리니지’가 18세 이용가 판정을 받음으로써 연령제한 리스크가 더해져 투자전망이 매우 불투명해졌다”고 진단했다.

 한편 JC엔터테인먼트·웹젠 등 코스닥 등록을 추진중인 게임업체들은 이같은 상황변화가 코스닥 입성에 장애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