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넘어 세계로 가자.’
e스포츠를 통해 인류화합을 도모하는 전세계 게임문화축제인 제2회 월드사이버게임즈(WCG·위원장 김성재·윤종용)가 오는 28일 대전 엑스포과학공원에서 성대한 막을 올린다.
‘게임 그 이상의 게임(Beyond the Game)’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내달 3일까지 열리는 이번 대회는 전세계 45개국에서 400여명의 젊은 국가대표 선수들이 참가해 총 상금 30만달러를 놓고 저마다 닦아온 기량을 펼친다.
정식 종목은 ‘스타크래프트’ ‘에이지오브 엠파이어’ ‘피파’ 등 6개. 올해 대회는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과학도시 대전에서 열려 IT강국 한국의 위상도 한껏 드높일 것으로 보인다. 게임대회 이외에 비즈니스 콘퍼런스 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함께 열려 대회는 더욱 풍성해질 전망이다.
◇사상 최대의 국가 대항 게임대회=게임 그 이상에는 무엇이 있을까. 올해로 2회째를 맞이하는 WCG는 게임을 통해 스포츠 정신을 이어가고 전세계 젊은이들이 축제의 장을 마련하는 ‘젊은 올림픽’의 가능성을 조금씩 실현해 나가고 있다.
올해 대회 참가국수는 지난해 대회보다 8개국이 늘어난 총 45개국으로 WCG는 전세계 400여명의 선수들이 참가하는 사상 최대의 국가 대항 게임대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각국 예선전에 참가한 전세계 게이머수도 줄잡아 50만명에 이르고 경기를 치를 때마다 모여든 인파나 언론 관계자까지 합치면 대회규모는 초대형 행사다.
한편 각국 예선전을 거쳐 WCG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단 현황을 살펴보면 우리나라가 개최국답게 대회 전종목에 16명의 선수가 출전하며 이탈리아, 네덜란드가 각 15명, 중국, 프랑스, 독일, 미국이 각 14명 출전한다. 폴란드, 체코, 슬로바키아 등 동부 유럽은 물론 브라질, 페루, 칠레 등의 남아메리카 지역부터 남아프리카공화국까지 우리나라에게 다소 생소한 나라에서도 5∼10명의 선수들이 WCG 참가해 눈길을 끌고 있다.
◇해외에서 더욱 빛을 발해=전세계 게임축제인 만큼 WCG는 해외에서 더욱 명성을 쌓아가고 있다. 2000년 WCG 준비 대회격으로 열린 챌린지 대회에서는 17개국이 참가했다. 해가 갈수록 대회규모는 커지고 있는데 지난해 제1회 대회에는 37개국이, 올해 대회에는 45개국이 참가해 각국의 뜨거운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몇몇 나라의 예선전에는 1만명이 넘는 게이머가 참가해 올림픽이나 국제적인 게임쇼 못지 않은 미디어의 주목을 이끌어내기도 했고 정부가 나서서 국가 예선전을 치르는 나라도 적지 않았다.
특히 중국에서는 문화예술부가 WCG의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 내년도부터 상하이체육대학에 게임규칙 및 운영학과 설립을 추진할 정도로 관심을 모았으며 호주의 각 주정부는 다음 대회를 자국에서 유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이다.
러시아, 말레이시아, 루마니아, 태국, 필리핀 등지에서는 WCG 국가대표 선발전 등 관련행사에 장관급 인사가 기조연설에 나서기도 했다. 이러한 열기를 반영하듯 100명이 넘는 해외 취재진이 대회기간중 방한해 열띤 취재경쟁도 벌일 예정이다.
◇숙제 많지만 세계대회로의 가능성 충분=큰 대회 규모만큼 산적한 숙제도 많다. 당장 서울이 아닌 대전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모여들지도 쉽게 장담할 수 없다. 무엇보다 현재 WCG 전세계 공식 후원업체인 삼성전자에 대회 운영자금을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 우리나라가 제1회 대회 개최국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개발한 게임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지 못한 점은 대회 성장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러나 올해 대회에는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IT업체는 물론 일렉트로닉아츠, 비벤디 등의 세계적인 게임유통업체와 아디다스, 나이키, 코카콜라 등 지난해보다 훨씬 많은 업체들이 공식 후원사로 등록해 세계적인 행사로의 발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또 다음 대회는 자기 나라에서 개최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는 나라도 적지 않아 제3회 대회는 다른 나라에서 개최될 가능성도 높다.
지구촌 사람들은 올림픽 대회를 치를 때마다 그리스를 스포츠의 고향처럼 떠올린다. 인터넷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지구촌은 디지털기술로 점점 좁아지는 21세기, WCG 발상지인 ‘IT강국 코리아’도 지구촌 사람들에게 영원히 기억되는 날이 올 가능성도 적지 않다.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