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내년 화학·전자부문 R&D 2조1000억 투자키로

 LG가 차세대 승부사업으로 지목한 전자와 화학부문의 내년도 연구개발(R&D)에 2조1000억원을 집중 투자한다.

 LG는 23일부터 이틀간 대덕 LG화학기술연구원 및 안양 LG제1연구단지에서 열리고 있는 ‘연구개발현황 보고회’에서 양대 주력사업인 전자와 화학부문의 내년도 R&D 투자계획을 이같이 발표했다.

 구본무 LG 회장은 “LG의 미래는 연구개발 성과에 달려 있다”며 “승부사업인 정보전자소재·생명과학·정보통신·디스플레이 등 각 부문에서 글로벌 리더십 확보와 함께 ‘일등LG’ 달성에 매진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날 보고회에서 LG는 내년도 화학·전자부문 R&D 투자액으로 책정한 2조1000여억원 가운데 전자부문에 올해보다 23% 증가한 1조85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LG는 특히 이 가운데 75%인 1조4000억원을 디지털TV, PDP·LCD·유기EL 등 디스플레이, 3세대 이동통신단말기 등 승부사업과 디지털 어플라이언스, 광스토리지, 디지털AV 등 주력사업에 집중 투자해 신제품 개발 및 차기시장을 리드해 갈 수 있는 선행기술을 확보해 나가기로 했다.

 화학부문 역시 올해보다 23% 늘어난 27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 중 90%에 이르는 2400억원을 2차전지, 디스플레이소재 등 정보전자 소재사업 및 생명과학, 그리고 고부가 석유화학제품, 고기능 산업재 부문에 집중적으로 투자키로 했다. 이에 따라 LG화학은 경쟁우위에 있는 기존 사업의 지위를 확고히 하면서 미래 신사업을 발굴해 2010년까지 매출액의 60% 이상을 1등사업 제품으로 달성한다는 기본전략을 확정지었다. LG화학은 또 환경·바이오·광전자 등 미래 신사업 추진을 위해 필요한 선행기술을 개발하는 별도의 연구조직을 내년초 출범시키기로 했다.

 LG생명과학이 추진하고 있는 신약개발 분야에서는 600억원 이상의 R&D투자를 통해 신약후보 물질의 발굴과 조기 상품화, 신규 유전공학제품 개발에 주력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현재 스위스 BP(BioPartners)사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주1회 투여로도 효능이 탁월한 인간성장호르몬을 비롯해 B형간염 치료제의 상품화와 신규 퀴놀론계 항생제 ‘팩티브’의 FDA 승인에 역량을 모으는 한편 항응혈제와 비만치료제 등의 개발에도 R&D역량을 집중시키기로 했다.

 LG는 이와 함께 내년의 불투명한 경기여건 속에서도 차세대 승부사업 및 주력사업 분야에서 2000여명의 R&D인력을 추가로 확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화학부문의 경우 내년 생명과학·신소재 분야 등에서 250여명의 R&D인력을, 전자부문도 전기전자공학·정보통신 분야 등을 중심으로 1700여명의 R&D인력을 추가로 확보해 전체 R&D인력규모를 각각 15% 이상 늘리기로 했다.

 LG구조조정본부 관계자는 “이번 연구개발현황 보고회 내용은 지난 9월 구본무 회장이 불확실한 환경으로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되겠지만 미래를 위한 준비는 철저히 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한 내용과 같은 맥락”이라며 “LG는 앞으로도 차세대 승부사업과 주력사업 분야에 대한 R&D투자와 인력확보는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보고회에는 구본무 회장을 비롯, 허창수 LG건설 회장, 성재갑 LG석유화학 회장, 구자홍 LG전자 부회장, 노기호 LG화학 사장 등 LG의 최고경영진과 여종기 LG화학 기술연구원 사장과 백우현 LG전자 사장 등 계열사 CTO로 구성된 LG기술협의회 위원과 연구소장 등 80여명이 참석했다.

 <주문정기자 mjj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