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대 이통시대 열린다>유럽국가들의 3G 서비스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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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랑원 연구원 rangeco@kisdi.re.kr

 정보통신정책연구원 통신방송정책연구실

 

 3G 사업권 허가 당시, 유럽 대부분의 국가들은 2002년 초부터 3G 서비스를 개시할 것을 사업자에게 요구했다. 그러나 유럽의 많은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2003년이 되어서야 3G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서비스가 제대로 정착하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유럽시장에서 3G가 난항을 겪는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단말기의 부족, 서비스의 개발 부재 및 인프라 기술의 신뢰성 부족 등이 그것이다. 이와 함께 또 하나의 원인으로 사업자들의 재정문제를 들 수 있다. 유럽의 이동통신 사업자들은 각국의 3G 사업권을 획득하기 위해서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만 했다. 뿐만 아니라 3G 네트워크 구축에도 만만치 않은 비용이 소요될 것이므로 재정적인 부담을 안게 된 사업자들이 3G의 상용서비스 시기를 늦추고 있다는 것이다.

 사업권 획득비용은 유럽 각국의 상이한 허가정책에 따라 달리 결정됐다. 국가마다 자국의 상황에 맞게 사업자 선정방식, 선정시기, 추가사업권의 유무 등의 허가정책을 세웠는데, 일반적으로 비교심사방식을 선택했을 때보다 주파수 경매제도를 시도한 경우 사업권의 가격이 더 높았다. 또한 기존사업권의 개수보다 많은 사업권을 허가함으로써 신규사업자의 진입을 적극 유도한 경우에 그렇지 않았을 때보다 사업권 가격이 더 높게 책정됐다. 특히, 영국과 독일에서 3G 사업권을 획득한 이동통신 사업자들은 여타 국가에서보다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했다. 만약 사업권 획득으로 인한 재정부담이 서비스를 지연시키는 주된 원인이라고 한다면 영국과 독일에서의 3G 서비스 지연은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겠다. 실제로 두 국가의 사업자들의 재정상태는 3G 사업권을 획득한 이후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보다폰과 도이치텔레콤은 2003년 중반에나 3G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발표했으며, 독일의 두 신규사업자는 3G에 대한 투자중단을 선언했다.

 그렇다면, 사업권 가격이 높지 않았던 국가에서의 3G 사업일정은 계획대로 진행되어야 하지 않을까? 핀란드는 1999년 3월 유럽에서 최초로 사업권을 허가한 국가로 준비할 시간이 충분했으며, 사업권을 무상으로 부여했기 때문에 사업자는 이로 인한 재정적인 부담이 전혀 없었다. 따라서 당초 일정에 따라 무난히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핀란드 제1의 이동통신 사업자인 소네라는 3G 사업개시를 2002년 9월로 발표했다가 개시직전에 단말기 부족과 네트워크 상의 문제를 이유로 다시 연기했다. 사업권 가격을 매우 저렴하게 책정한 스웨덴의 경우에도 사업요건이 너무 강하다는 이유로 사업자들과의 마찰이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서 보듯 과도한 사업권 획득비용으로 인한 사업자들의 재정부담을 유럽의 3G 서비스가 지연되는 주된 원인이라고 보는 것은 다소 무리다. 유럽의 3G 지연은 일부 국가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유럽 전반에 걸쳐 나타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사업자가 3G 개시시기를 앞당김으로써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고 투자금액을 더 많이 회수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비스를 지연시키고 있는 상황이라면 재정문제보다는 외부적인 다른 요인이 존재할 것으로 여겨진다.

 앞에서 언급했던 이유인 단말기의 부족이나 서비스 개발미비, 불안정한 네트워크 문제 등의 해결은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오랜 기간동안 준비하고 투자해왔기 때문에 시간상의 문제일 뿐, 계속해서 3G 서비스 제공을 지연시키는 원인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3G의 주요서비스가 데이터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유럽의 이동데이터시장이 그리 크지 않다는 사실은 새로운 수익원을 기대하는 사업자들로 하여금 서비스 개시를 서두르지 않게 하는 유인이 되는 듯 하다. 유럽의 사용자들은 3G의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거나 혹은 수요가 너무 적기 때문에 서비스를 개시하더라도 이익을 극대화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유럽의 이동통신 사업자들은 3G의 이전단계로 2.5세대 GPRS를 선보임으로써 가입자들에게 이동데이터서비스를 미리 경험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사업자들은 3G로의 이행과정에서 시간을 버는 효과와 함께 3G 사업기반을 확대코자 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는 서비스가 약간 지체되고 있는 것일 뿐, 유럽 각국 정부와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3G로의 이행을 쉽게 포기하지는 않을 것 같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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