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홈쇼핑업계

 TV홈쇼핑 업계가 변신에 들어갔다. 유통업종 중 최단기 초고속 성장속에 80년대 풍의 무드에 안주하던 모습을 뒤로 하고 소비자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이기 위한 방안 마련에 분주하다.

 선두기업의 경우 주가가 1년새 2배 이상 뛰는 호황세까지 보인 이 분야도 하반기 이후 주춤해진 성장세속에 올해말 목표치 미달사태를 우려할 정도의 위기의식을 느끼기 시작했다는 신호다.

 ◇성숙시장 목표 미달 위기감=TV홈쇼핑업체들의 위기감은 케이블TV 보급 800만가구에 따른 가입자수 포화상태에 이른 데서 시작된다. 대안으로 떠올랐던 위성방송도 수신기 보급 및 지상파 방송 송출 문제 등으로 지지부진하다는 점도 위기감을 더해주는 요인이다. 게다가 홈쇼핑 시청자들은 업체마다 비슷한 상품, 틀에 박힌 방송 진행에 식상함을 느끼고 있다. 소비심리까지 악화돼 올 3분기 홈쇼핑 시장은 분기별 성장률면에서 가장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TV홈쇼핑의 성장세는 이미 최고점에 달해 본격적인 성숙기에 접어든 만큼 소폭 성장률을 유지하게 되리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다각적 대응책 모색=주요 TV홈쇼핑업체들은 △현지 소싱 상품 및 협력업체 수 확대 △외국 홈쇼핑 히트상품 소개 △전략상품 비중 확대 등 다각적 전략을 통한 고객 모시기에 나섰다. LG홈쇼핑(http://www.lgeshop.com)은 최근 미국 LA지사를 통해 미국 홈쇼핑 시장에서 최고의 히트상품으로 알려진 이미용품을 들여와 판매하는 등 신선하고 새로운 상품을 통한 고객친밀도 높이기에 나섰다. CJ홈쇼핑(http://www.cjmall.com)은 이제 양적 성장에 기반을 둔 ‘품질경영’을 실천한다는 방안을 내놓았다. 경쟁력의 근간인 상품력 강화에 역량을 집중키로 하고 지난해부터 추진해 온 온리원, 넘버원 상품의 확대와 우수 PB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우리홈쇼핑(http://www.woori.com)은 주부를 타깃으로 생필품 중심의 알뜰상품 판매 전략을 세우고 동남아, 유럽 등지에 인력을 파견해 새로운 아이디어 상품의 해외 소싱을 통해 연내 2∼3개의 해외 현지 소싱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농수산쇼핑(http://www.nongsusantv.co.kr)은 올해초 공산품 위주의 매출 확대에 치중한 나머지 40%까지 낮아진 식품류를 전략상품으로 복귀시켜 50%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나아가 식품류에 대한 품질강화를 위해 관련 설비 투자에 돌입, 전문 홈쇼핑의 이미지를 되찾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고객모시기로 활로 모색=홈쇼핑 업계의 최대 고민거리는 고객만족을 위한 판매상품 선택과정을 어떻게 효율화해 고객을 유인하느냐 하는 것이다. 홈쇼핑 출범 초기에는 시중에서 보기 어려웠던 아이디어 상품과 중소 벤처기업 상품이 다수를 차지했지만 더이상 차별화하기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언제부터인가 백화점 등 대형 유통업체의 판매상품과 홈쇼핑상품들이 비슷해진 것이다. 그렇다고 잘 알려지지 않은 상품을 유망하다는 이유만으로 선보였다가 판매가 지지부진할 경우 ‘방송시간이 곧 돈’인 TV홈쇼핑 특성상 타격을 입지 않을 수 없다. 이 때문에 홈쇼핑업체들이 상품 구색 강화와 함께 방송상의 문제점을 해결하면서 고객 서비스를 강조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지 않으면 생존하기 힘든 상황이 된 것이다. 따라서 홈쇼핑업계는 변신을 추구하지 않을수 없게 됐다.

 LG홈쇼핑이 사전심의를 통해 지금까지 쇼호스트에 의해 과장 또는 오도된 상품정보를 제공하거나 충동구매를 유도하던 부분을 시정해 나가려는 노력을 보이는 것이 그 대표적 사례다. 현대홈쇼핑의 경우도 틀에 박힌 방식에서 벗어나 상품정보를 이야기 형식 또는 비유적으로 전달해 재미있는 홈쇼핑을 만들어가고 있다.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