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노마트 층간 업종 분쟁 ‘산넣어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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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유일의 복합전자상가인 테크노마트가 가전과 컴퓨터층의 업종 분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품목을 둘러싼 매장간 갈등은 테크노마트 설립 초부터 제기된 문제지만 수차례의 회의와 협상은 물론 자체 단속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뾰족한 대안을 찾지 못해 이미 ‘뜨거운 감자’가 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매장간 불필요한 신경전을 벌여 소비자의 대표 불만사항이 되고 있는 등 테크노마트 전체 이미지에도 상당한 타격을 받고 있다.

 테크노마트는 전자랜드와 하이마트 등 모든 품목을 고르게 취급하는 양판점과 달리 각 층의 품목을 구분해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먼저 2층에서 8층까지를 전자층으로 분류하고 2층과 3층은 국내가전을, 4층과 5층은 수입가전으로 전문화했다. 또 6층은 이동통신과 관련 주변기기, 7층과 8층은 컴퓨터와 게임만을 취급하도록 설립 초부터 층에 따라 품목을 확실히 구분했다.

 하지만 수입가전 대신 국산가전의 비중이 높아지고, 디지털 가전이라는 개념으로 컨버전스 제품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매장간 취급 품목을 놓고 크고 작은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국내가전 매장에서 소비자가 선호하는 외산가전을 전시하거나 외산가전 매장에서 국내 소형가전을 판매하는 상황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다. 또 인터넷과 컴퓨터 기능을 동시에 갖춘 디지털 가전이나 컴퓨터 기능을 갖춘 PDA 등 정보단말기의 경우 컴퓨터는 물론 가전매장에서도 서로 판매하려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급기야 테크노마트 관리단과 상우회, 프라임개발 대표자로 위원회를 구성하고 최근 국내 가전층에서는 밥솥·청소기 등 6개 가전소품을 제외한 일체의 수입가전을 판매하지 말고 수입가전층에서 흔하게 취급했던 국산 MP3플레이어, 액정TV, 선풍기를 판매하지 말자는 내용의 권고안을 만들었다. 또 이를 통해 자체 단속에 나서 ‘영업정지’라는 극약 처방까지 내리고 있지만 쉽게 지켜지지 않고 있다. 여기에 날로 위축되는 수입가전의 상황을 고려해 홍보위원장을 수입가전 매장에서 맡고 공동 이벤트 등을 벌이는 등 나름의 자국책을 강구했지만 별다른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테크노마트 측은 “업종간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안을 수립하지만 근본 대안이 되지 못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소비자를 유치하기 위해 층간 불필요한 신경전을 벌이는 등 테크노마트 전체 이미지에도 상당한 타격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일각에서는 아예 양판점처럼 품목 구분을 없애자는 의견도 제시하고 있지만 임대 개념의 백화점과 달리 분양 방식으로 매장을 운영하는 테크노마트는 기존 점주의 기득권을 이유로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권오룡 상우회장은 “상우회 차원에서도 다양한 합의안을 마련했지만 층간 업종 전문화라는 점 때문에 미봉책에 그치고 있다”며 “이르면 내년쯤 아예 층간 업종을 새로 짜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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