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글로벌, 세가와 손잡나

 올들어 게임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는 SK글로벌이 일본 세가와 손을 잡으려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감지돼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SK글로벌(대표 김승정)은 올들어 게임사업을 신규 역점사업으로 추진키로 하고 지난 3월 자사의 SK텔레콤 주식을 처분해 자금을 확보하고 게임팀을 새로 신설, 게임사업에 강한 의욕을 보여왔다.

 특히 지난해 일본 세가, 대만 에이서 등과 공동설립한 합작법인 ‘엑사이도(X-SIDO)’를 통해 온라인 게임유통사업에 뛰어드는 한편, MS의 비디오 콘솔 게임 X박스 유통권 확보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그러나 최근 X박스 국내 유통권이 세중게임박스(대표 한동호)로 결정되면서 의욕적으로 추진하던 게임사업이 큰 차질을 빚게 됐다. 더구나 온라인으로 콘솔게임을 유통하는 ‘엑사이도’ 프로젝트도 하드웨어 장치인 어댑터 개발이 늦어지면서 내년 상반기에나 가시화될 것으로 보여 자칫 ‘개점휴업’에 들어가는 게 아니냐 하는 우려를 낳고 있는 상황이다.

 사정이 이쯤되자 SK글로벌은 최근 일본 세가의 아케이드 게임 ‘이니셜D’ 국내 유통권을 확보하면서 새로운 사업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최근 세가 측과 접촉한 국내 게임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SK글로벌은 아케이드 게임뿐 아니라 PC 및 콘솔 게임 등 모든 플랫폼에 걸쳐 세가와 파트너십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게임 소프트웨어 전문 배급사업에 본격 뛰어드는 것이 아니냐 하는 추측을 낳고 있다.

 더구나 일본 세가의 경우 그동안 게임 유통계약을 맺으면서 포괄적인 파트너십보다 케이스별로 국내 여러 업체들과 계약을 맺는 방식을 선호해 온 터라 이번 협상의 성사 여부에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만약 SK글로벌이 세가의 게임 소프트웨어 대부분을 국내 유통하는 포괄적 파트너십이 체결한다면 대기업 특유의 자본력과 마케팅을 바탕으로 짧은 시간에 메이저 게임 유통업체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SK글로벌은 이미 ‘엑사이도’ 프로젝트를 통해 세가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데다 기대작으로 꼽히는 아케이드 게임 ‘이니셜D’를 국내 독점 유통할 예정이어서 이같은 전망은 비교적 밝은 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세계적인 게임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세가와 포괄적 파트너십을 맺을 경우 SK글로벌은 이른바 ‘킬러 타이틀’을 한꺼번에 보유하는 게임유통업체로 탈바꿈할 전망이다”며 “이르면 다음 달부터 유통될 아케이드 게임 ‘이니셜D’의 국내 흥행여부가 향후 양사 관계를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