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한 백신업체 연구소장이 국내 백신의 기술수준을 낮게 평가해 논란이 예상된다. 그동안 국내 백신 시장을 석권한데 이어 해외시장에도 적극 진출하고 있는 국내 백신업계의 자존심을 건드린 것이다.
러시아 백신업체인 다이얼로그사이언스의 이고르 다닐로프 연구소장(38)은 지난 23일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세계적인 백신 제품과 비교하면 한국 백신의 기술력은 차이가 난다”며 “한국 백신이 갖고 있는 브랜드 프리미엄이 오히려 기술발전을 가로막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다닐로프 소장은 국산 백신의 기술적 결함에 대해 낮은 바이러스 검색률과 바이러스 공격에 대한 방어능력 부족을 꼽았다. 다닐로프 소장은 “바이러스블루틴 등 세계적인 백신 평가사이트의 테스트 결과를 보면 외국의 유명 백신은 90% 이상의 바이러스를 검색해내는 반면 한국 백신은 60% 수준에 머무르고 있으며 복잡한 다형성 바이러스로 테스트를 하면 더욱 검색률이 낮아진다”고 말했다.
또 “백신의 성능 가운데 중요한 것은 바이러스가 컴퓨터에 침입했을 때 어떻게 방어하는가에 달려 있는데 일부 한국의 백신은 메모리에서 백신 기능을 강제로 종료시키는 바이러스의 공격에 무방비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다닐로프 소장은 향후 주목할 바이러스의 경향에 대해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는 웜이 일반화된 후 앞으로 개인정보를 외부로 유출하는 트로이목마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이며 백신업체들은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기자간담회는 다이얼로그사이언스의 엔진을 도입해 국산화한 뉴테크웨이브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다이얼로그사이언스사는 백신 기술력은 높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인지도가 높지 않다. 다닐로프 소장의 이번 발언에 대해 국내 백신업계가 어떻게 대응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