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데이터센터(IDC) 및 호스팅업계가 미수금 회수와 불량고객 제거에 두 팔을 걷었다.
최근 KT·하나로통신·KIDC·호스텍글로벌 등 IDC 및 서버호스팅 업체들은 경기침체 장기화로 경영상태가 악화된 고객사가 요금을 연체하다가 해지하는 사례가 적지 않자 미수금 회수를 위해 전담요원을 배치하고 주요 고객사에 요금지불에 대한 각서를 받는 등 다각적인 방안을 도입하고 있다.
KT(대표 이용경) IDC사업팀의 경우 코로케이션 서비스는 미수율이 10% 내외에 불과하지만 서버호스팅과 웹호스팅 분야의 미수율이 10∼15%에 달한다. 업체 관계자는 “일부 포털업체 중에서 대량미수금 발생이 우려되는 몇몇 업체에 대해선 요금지불에 대해 각서를 받거나 투자유치계획 등 경영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수시로 확인한다”고 말했다.
하나로통신(대표 신윤식)의 경우 연초 전체 고객의 3∼4%에 불과하던 당월 미납 고객이 9월 들어 10% 내외까지 증가해 업체마다 미수금 회수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요금독촉을 통해 최종 회수하는 비율도 연초 98%까지 육박하던 것에서 9월에는 95%에 못미치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요금 2개월 미납시 서비스를 중지하고 3개월 미납시 서비스 계약을 직권 해지하는 등 강도높은 수금정책을 실시하고 있지만 제때에 요금을 내지 못하는 고객이 갈수록 늘어나는 실정이다.
KIDC(대표 남영우)는 올들어 경영상태가 좋지 않은 닷컴 고객들이 경쟁업체로 빠져나가 미수율은 5% 미만으로 뚝 떨어졌다고 밝혔다. 하지만 KIDC 역시 미수금 최소화를 위해 경영지원팀을 통해 3개월 안에 요금을 내지 못하는 고객에 대해 내용증명 발송과 함께 서비스를 즉시 직권해지하고 있다.
호스텍글로벌(대표 박재천)도 올 들어 3개월 미납시 서버이용을 중지시키는 고강도 정책을 통해 미수율을 한자리수 수준으로 끌어내렸다. 김경호 운영총괄 대표는 “최근의 경기동향을 볼 때 미수금이 급속히 늘어날 가능성이 있어 미수금의 빠른 회수를 위해 전담요원을 6명으로 늘리고 다음달에는 신용정보회사 출신의 전문인력을 추가로 영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업계가 미수금 회수에 전력을 쏟는 것은 고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닷컴기업들이 IT경기침체 장기화로 인해 위태로운 지경에 빠질 수 있다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규고객은 별로 늘어나지 않고 기존 고객들의 서버 및 전용망 증설에 매출의 대부분을 의존하는 업계로선 미수금 발생을 막는 것만이 손실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 것”이라고 말했다.
KT·하나로통신·KIDC·GNG네트웍스·두루넷·엘림넷·아이네트호스팅 등 7개 IDC사업자는 지난 9월부터 한국정보통신산업협회를 통해 협정을 맺고 상습적으로 IDC를 옮겨다니며 미수금을 만드는 고객리스트를 공유해 불량고객으로부터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