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모네타플러스 우선협상자로 외환·우리카드 유력

SK텔레콤의 모바일 지불결제서비스인 ‘모네타플러스’ 발급사가 외환카드와 우리카드로 압축됐다. 이에 따라 KT의 ‘통합제휴카드’ 발급사인 비씨·LG·국민은행, KTF의 ‘K머스’ 발급사인 LG카드와 함께 통신제휴카드 시장은 연말부터 신용카드사와 통신사업자간 한판 승부가 예상되고 있다.

 모네타플러스 발급기관 우선협상대상자로는 24일 현재 외환·우리카드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카드와 함께 모네타카드 발급사였던 LG·삼성·하나·한미 등은 현 제휴 조건이 유지되는 한 불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모네타플러스는 SK텔레콤이 모네타카드에 이어 차세대 전략사업으로 추진중인 휴대폰 내장형 칩카드 기반 모바일 지불결제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휴대폰 내장 칩카드와 마그네틱 신용카드 2장을 발급, 휴대폰(적외선 결제)이나 신용카드로 지불결제가 모두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지금까지 SK텔레콤과 5개 모네타카드 발급사는 발급조건 등을 놓고 지리한 협상을 벌여왔으며, 결국 내달로 촉박해진 발급시한을 앞두고 두 카드사가 참여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SK텔레콤이 대형 카드사가 불참한 데 따른 불리함을 의식, 당초 강도 높은 제휴조건을 크게 낮춰 5개 발급사 모두를 참여시킬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든 상황이다.

 ◇배경과 의미=지난해 모네타카드와 달리 SK텔레콤은 이번 카드발급사 선정협상을 힘겹게 이끌어왔다. KT와 KTF가 지난 9월초 발급사를 선정하며 선수를 치자 발급사 선정구도에 차질이 생기면서 제휴협상도 두달 가까이 지연된 것이다.

 사실 외환카드의 경우는 오래전부터 발급사 참여 확정설이 나올 만큼 친분이 유지돼 왔던 데다 SK텔레콤의 인수대상 카드사라는 소문까지 돌았었다. 우리카드는 다소 의외지만 SK텔레콤으로선 우리은행이 주거래은행인 데다 은행(계 카드)의 전자금융 인프라가 필요하고, 후발인 우리카드도 새로운 영업기회를 요구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KT진영의 LG카드에 맞서 제휴가 유력시됐던 삼성카드는 결국 거부의사를 밝혔다.

 SK텔레콤과 발급사들이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였던 쟁점은 가맹점 수수료 수입 가운데 카드사들이 내놓아야 할 수수료(페이백) 수준. 당초 SK텔레콤은 1.4%를 제시했으나 LG·삼성·하나·한미 등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1.4% 수준이 유지되는 한 외환·우리카드 정도가 1차 발급사로 참여함으로써 SK텔레콤의 입지가 한층 좁혀들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측은 “모네타카드 5개 발급사 가운데 일부 카드사들의 참여 거부는 사실과 다르며 전부가 참여하게 될 것”이라며 “추후 상용화 사업에서는 은행계 카드사로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산재해 있는 갈등 요인들=이번 SK텔레콤의 제휴발급사 선정 과정은 통신사와 금융기관의 치열한 세력싸움이 갈등으로 드러난 사례다. ‘간과 쓸개 다 내주는 식의 협상은 않겠다’는 카드사와 ‘동반자로 적극적인 투자를 함께 하자’는 SK텔레콤의 주장은 막판까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KT와의 협상과정에서도 진통을 겪었던 카드사들이 앞으로 통신업계와의 제휴 사업은 공조를 취하기로 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더욱이 최근에는 카드사들의 연체율·수익구조가 취약해지고 과당경쟁이 물의를 빚고 있는 상황. 때문에 업계에서는 통신 제휴카드에 단독 참여를 지양하고, SK텔레콤이든 KT·KTF든 동참 내지 모두 불참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모네타플러스 제휴 발급사 선정과정의 극심한 진통은 향후 통신-금융 진영간 전면전으로 더욱 크게 불거질 공산이 크며, 카드사들의 공조체제가 제대로 지켜질지도 의문이다. 이에 따라 한때 SK대 KT 진영으로 확연히 구분됐던 통신제휴카드·모바일결제 시장은 이업종간 첨예한 갈등이 겹쳐 한층 혼미해질 공산이 크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