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반짝 상승한 보안주에 중장기 주가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는 시각이 많다.
이날 보안주들은 최근 미국에서 지구촌 인터넷 관장 13개 서버 가운데 7개가 1시간 가량 다운됐다는 소식에 반짝 상승세를 나타냈다. 외신은 전세계 인터넷 운영을 관장하는 13개 기본 서버 컴퓨터가 지난 21일 밤 사상 최대의 사이버 공격을 받아 이 중 9개 컴퓨터가 약 1시간 동안 정상 작동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이날 코스닥의 대표적인 개인 선호주면서 최근 낙폭이 컸던 보안 관련주들이 일제히 상승세를 나타냈다. 인젠과 이니텍이 나란히 가격제한폭까지 올라 2540원, 2370원에 장을 마쳤고 씨큐어테크도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코스닥 상승률 상위에 보안주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장중 한때 10% 이상 올랐던 안철수연구소가 종가에는 100원(0.60%) 상승에 그쳤고 상한가 근처에 육박했던 소프트포럼과 하우리도 각각 2.90%, 1.32% 상승하는 데 그치는 등 상승폭은 매우 제한적이었다. 이전 사이버 테러나 대형 바이러스 출현시마다 나타났던 주가 강세도 이번에는 철저히 장중 급등으로만 국한되는 모습이었다.
이시훈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사이버 테러에 대한 뉴스가 일시적으로 보안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킬 수는 있겠지만 기업들의 펀더멘털에 영향을 줄 요소는 아니다”며 “여전히 국내 보안주들 대부분은 수익성이나 성장성에 비해 고평가 상태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코스닥 보안주의 평균 주가수익률(PER)은 25배 수준으로 최근 주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소프트웨어업종 평균 19배를 상회하고 있다. 지난해 불었던 보안주 열풍 속에 국내 보안주들이 수익성에 비해 주가는 여전히 높게 평가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보안주의 문제로는 경기침체에 따른 IT투자 축소와 기업간 과당경쟁에 따른 수익성 저하가 꼽히고 있다. 또 제한적인 국내시장을 감안, 해외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최근 안철수연구소가 일본 공략을 시도중이지만 가시적 성과가 거의 없으며 개선 기미마저 아직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박재석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보안주들은 국내에서는 업체수 난립에 따른 과도한 경쟁이, 해외에서는 기술 및 영업 경쟁력이 뒤처진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며 “보안주들의 수익성 개선은 IT경기 회복 이후에나 가능해 내년 상반기까지는 큰 기대가 어렵다”고 밝혔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