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설팅업계 CEO에게 듣는다>(1)고영채 베어링포인트 사장

 전략·경영·정보기술 분야 컨설팅 업계가 격변기를 맞고 있다. 미국 유수기업들의 분식회계 파문으로 촉발된 세계 컨설팅 업계의 변화는 본사로부터의 분리 독립뿐만 아니라 동종업체간 잇따른 인수합병을 낳았다. 국내에서도 최근 한국아더앤더슨그룹의 해체, 한국IBM의 PwC컨설팅코리아 인수, 딜로이트컨설팅의 컨설팅부문 독립 등 후폭풍이 일고 있다. 이같은 변화의 회오리는 위기이자 컨설팅업체들에 도전의 기회로 다가오고 있다. 국내 주요 컨설팅업체들의 최고경영자들을 만나 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전략과 청사진을 들어본다.

 

"합병 시너지 극대화에 온힘" 

 “다국적 컨설팅업체인 KPMG컨설팅과 아서앤더슨의 합병은 ‘전략부터 시스템까지’ 아우르는 아주 잘 된 결합입니다. 이를 계기로 고객들로 하여금 비즈니스와 시스템을 통합해 그들이 원하는 목표를 성취할 수 있도록 전략적 방향을 제시하는데 주력하겠습니다.”

 베어링포인트(옛 KPMG컨설팅)의 한국지사 고영채 사장은 “KPMG컨설팅의 사업기반과 아서앤더슨의 전문 솔루션 노하우를 결합하고 현지화된 사업 기반을 강화해 업계 선두로 도약하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양사의 국내 법인 통합으로 지난 10일 탄생한 베어링포인트한국지사는 현재 고급 컨설턴트인 파트너 10명을 포함 200명의 컨설턴트를 거느리고 있다.

 “베어링포인트 한국지사는 비즈니스 컨설팅 분야와 시스템 통합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통합 시너지 극대화가 지상과제입니다.”

 이를 위해 고영채 사장은 통신·소비재·금융서비스·첨단기술회사·정부 등 5개 산업분야를 대상으로 비즈니스와 기술 자문, 시스템 디자인과 구축, 애플리케이션 실행, 네트워크 시스템 통합, 경영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고 사장은 아더앤더슨코리아의 강점이었던 회계·재무, 인사·조직, 비즈니스 프로세스 혁신 등 3개 부문의 컨설팅 노하우를 계승하고, 전사적자원관리(ERP) 부문은 확충하기로 했다. 고객관계관리(CRM)·공급망관리(SCM) 분야에서도 글로벌차원의 경험을 최대한 살려나갈 계획이다.

 이와함께 삼성그룹내 금융·서비스·건설 관계사들의 컨설팅 프로젝트를 수행해 온 것을 지렛대 삼아 삼성전자·삼성전기·삼성SDI 등의 전자분야 핵심계열사들에 대한 영업을 강화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SI업체들과의 협력도 고 사장의 관심사 가운데 하나다.

 “SI업체들의 역량이 많이 커졌습니다. 베어링포인트는 SI업체들과 경쟁관계에 놓여있는 동시에 서로 보완·협력할 부분도 많습니다. SI업체들이 글로벌 컨설팅회사들과 협력해 해외로 나간다면 이점이 클 것입니다.”

 그래서 고 사장은 ‘네트워크 경영’을 강조한다. “컨설턴트들에게 ‘고객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라’고 주문합니다. 그러기 위해 잘 할 수 있는 부문만 맡고 그렇지 않은 부문에서는 SI업체들과 협력할 수 있다는 거죠.”

 고영채 사장은 앞으로 1년을 어떻게 자리매김하느냐에 따라 향후 4∼5년간 컨설팅업계에서 위치가 결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베어링포인트의 전략이 어떤 결과를 나을지 아직 단언할 수는 없으나 일단 방향은 옳다고 봅니다. 분명한 것은 머지않아 베어링포인트가 액센츄어와 같이 국내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컨설팅회사의 위치에 서게 될 것이란 점입니다.”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