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SK그룹 손길승 회장이 지난 21일부터 25일까지 제주에서 열린 그룹 CEO세미나에서 ‘2002 제주선언’을 이끌어내기까지의 과정을 경청하고 있다. SK그룹 CEO들은 ‘2002 제주선언’에서 오는 2005년까지 생존조건을 확보하지 못한 계열사는 정리하기로 합의했다.
‘계열사로 살아남으려면 생존조건을 확보하라.’
SK그룹 계열사에 불호령이 떨어졌다.
SK그룹은 지난 21일부터 제주에서 진행되고 있는 CEO(사장단)세미나에서 경영효율성 개선과 구조조정, 그리고 신규사업 개발을 통해 지속적인 가치창출이 가능한 회사를 만들지 못하면 과감하게 정리하겠다는 강도높은 기업생존조건을 도출하고 이를 ‘2002 제주선언’을 통해 발표했다.
SK그룹은 세미나에 참석한 CEO들이 급변하는 경영환경 변화 속에서 기업의 생존전략에 대한 심도있는 토론을 통해 오는 2005년까지 생존조건을 확보하지 못하면 정리라는 극약처방을 내린 ‘계열사 생존조건’에 대해 합의를 도출했다고 24일 밝혔다.
이와 관련, SK 사장단은 2005년까지 이같은 지속적인 생존조건을 확보하지 못하는 회사에 대해서는 사업철수, 통폐합 등 과감한 구조조정을 단행한다는 결정에 합의하고 CEO세미나 종합토론의 결론으로 발표했다. 설령 이익이 나더라도 기업가치가 파괴되는 계열사는 정리시킨다는 단호한 방침이다.
이번 CEO세미나에서는 이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사업모델(비즈니스 모델)의 경쟁력 확보 △글로벌 수준의 운용 효율성 제고(Operation Improvement) △경제적 부가가치(EVA:영업이익중 세금과 자본비용을 공제한 금액) 플러스 이상의 재무구조 등 3대 생존조건을 제시했다.
SK그룹의 한 관계자는 “파산위기 등 당장의 재무적인 위험과 관련한 생존문제는 물론 불확실성이 높은 경영환경속에서 지속적인 안정과 성장을 유지하는 구조를 구축해야 진정으로 생존문제를 해결했다고 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같은 강도높은 2002 제주선언을 발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손길승 회장은 “경기회복 기대와 디플레이션이 동반된 장기침체 가능성과 금융시장 불안정성과 불확실성 증대와 같은 리스크가 혼재 확대되고 있고 이같은 여건 속에서 최악의 상황을 예측, 대비해 생존에 필요한 필요충분 조건을 갖춘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며 이번에 2005년까지 계열사별로 확보하기로 한 생존조건의 중요성과 의미를 강조했다. 이와 관련, 손 회장은 생존조건 확보의 구체적인 방안과 관련해 △생존조건 확보 △실적에 따른 책임경영 확립 △성장을 위한 미래준비 등 2003년도의 3대 경영방침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손 회장은 실적에 대한 책임경영을 강화한다는 차원에서 단계별 경영목표(To be Target)를 달성하는 CEO와 회사에는 파격적인 보상을 하고 달성에 실패한 경우에는 인사에 보다 엄격하게 반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제주 세미나에서는 손길승 회장과 최태원 SK(주) 회장을 비롯해 주력 계열사 CEO 22명이 참가해 ‘불확실성에 대비한 경영인프라 혁신’을 주제로 세미나와 토론형식으로 진행됐다.
<주문정기자 mjj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