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R모듈 가격 폭등

국내 유통시장 석권 삼성전자 공급중단 여파

 더블데이터레이트(DDR) D램의 공급부족 현상이 심화되면서 국내 유통시장에서 주력 메모리인 256MB DDR 모듈 가격이 일주일만에 15% 이상 상승하는 등 현물가가 폭등하고 있다.

 또 DDR D램의 수급불안 심리가 확산되면서 해외에서도 HP·델 등 주요 PC업체들이 현물시장을 통한 물량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일부 대형 유통업체들까지 사재기에 가세, 가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물시장에서 메모리를 조달하는 국내 중견 및 조립PC 업체들은 수익성 악화를 우려, 재고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용산전자상가·테크노마트 등지의 PC 유통시장에서 거래되는 PC2100 규격의 삼성전자 256MB DDR 모듈은 평균 9만9000선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지난주 대비 15% 이상 급등한 것이며 심리적 마지노선인 10만원대 돌파까지 눈앞에 두고 있다.

 이같은 폭등현상은 국내 유통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이달들어 극히 소량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공급을 중단하면서 구득난이 빚어진 탓이라는 게 유통업계의 분석이다.

 현물가가 급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일부 유통상들이 256MB DDR D램을 중심으로 매점에 나선 것도 공급부족 및 가격폭동을 부추기고 있다.

 삼성전자 메모리 대리점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10월들어 DDR D램의 국내 출시 물량을 대폭 줄이면서 수급상황이 급속히 불안해지고 있다”며 “수급불안이 정점을 이룰 이번 주말이 256MB DDD 모듈 가격의 10만원대 돌파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국내 유통상들에 의해 수입되는 홍콩 등지의 DDR D램 가격이 급등하는 것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로 아시아 현물시장에서 256MB 제품은 지난 9월 대비 약 25% 상승, 평균거래가가 8달러선에 육박하고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마이크론의 해외라인 생산 감축, 일본 미쓰비시의 D램 생산 조기중단 등 반도체업계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세계시장의 DDR 재고 역시 2주 미만으로 줄어들어 가격이 쉽게 하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델컴퓨터·IBM·HP 등 미국 3대 PC업체들이 24일 대만·홍콩 등의 현물시장에서 대량의 DDR 매집에 나서고 있어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에 따라 DDR램을 주력 모델로 채택하고 있는 국내 조립PC업계는 부품가격 상승 여파를 체감할 수밖에 없어 수익성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PC업체의 한 관계자는 “가격상승에 대비해 이미 적정한 메모리 재고 물량을 유지하고 있어 당분한 PC가격 변동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지속적인 가격상승에 대비해 재고물량을 10일 수준으로 축소하는 등 신축적인 구매패턴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