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연방 정부와 체결한 반독점 소송 합의 안에서 약속한 것과는 달리 기술 데이터의 공개를 엄격하게 제한해 경쟁사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MS는 기술 정보 비공개는 소프트웨어 산업 관행이며 소송 해결 안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반면 경쟁사들은 MS의 행위는 반독점 제소를 유발한 이전의 행위와 다를 바 없으며 반독점 소송 합의안 전체가 잘못됐다는 방증이라고 맞서고 있다.
MS 윈도와 경쟁관계에 있는 리눅스 운용체계를 판매하는 레드햇의 자문역인 마크 웹빙크는 “MS가 공정한 경쟁을 위해 한 일이 하나도 없다”고 언성을 높였다. 법무부 반독점 담당 차관인 데보라 마조라스는 이에 대해 “MS에 대한 경쟁사의 불만을 잘 알고 있다”며 “현재 그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MS 합의 안에 서명한 9개 주 정부 위촉 변호사 짐 쿨바스키도 “이 문제는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니다”며 “현재 검토중”이라고 강조했다. 미 연방지법 판사인 콜린 코텔리는 MS와 정부간 소송 합의안과 이를 거부하는 다른 9개 주가 요구한 추가 제재 조치에 대해 조만간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정부와 합의한 해결안은 MS가 내부적으로나 또는 비 MS 제품과 정보를 주고 보낼 때 이용하는 ‘통신 프로토콜’의 자세한 정보를 공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MS 경쟁 제품과 소프트웨어는 이 통신 프로토콜이 없으면 MS 제품처럼 원활하게 윈도에서 제 기능을 발휘하기가 어렵다. 이 프로토콜의 공개는 특히 윈도가 데스크톱 컴퓨터의 90%, 기업 서버 컴퓨터의 절반 정도에 이용되고 있어 경쟁사들에는 아주 중요한 문제다. MS는 반독점 재판에서 경쟁사에 대한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이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MS가 이 합의안에 서명한 뒤에도 프로토콜 공개를 여전히 어렵게 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다른 업체가 이 프로토콜에 접근하려면 MS ‘패스포트’ ID 인식 시스템을 이용해야 하고 또 라이선스 조건과 정보 이용료를 알아보기 위해 두가지 서식에 서명해야 하는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하는 상황이다.
소송 해결안은 MS가 통신 프로토콜 사용료를 부과하도록 허용했지만 ‘합리적이고 비차별적인 조건’에 따라 배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레드햇의 웹빙크는 “라이선스 합의와 로열티 요금 공개는 반독점 소송 시정안의 일부인데 왜 일반인이 이를 볼 수 없는가”라고 반문했다. MS 홍보담당자인 짐 데슬러는 이에 맞서 “비공개 협약은 소프트웨어 업계의 관행”이라며 “MS는 지적재산권이 합리적인 조건으로 널리 이용되도록 힘쓰고 있다”고 반박했다.
MS가 통신 프로토콜의 이용 수수료를 물리면서 오픈소스 개발진은 이를 이용할 수 없게 됐다. 리눅스 업체들은 무료로 배포되는 GPS(General Public License)라는 무료 소프트웨어 라이선스를 이용하고 있다. 웹빙크는 “MS가 상당수 계약에 GPL을 이용하는 개발진을 실망시키는 문구를 집어넣었다”고 지적했다.
리눅스는 MS 윈도 독점에 위협이 되는 몇가지 운용체계 중 하나다. MS는 이 독점을 지키기 위해 불법 행위를 한 혐의로 법원으로부터 유죄 판결을 받았었다.
<박공식기자 kspark@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