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닝도 첨단시대.’
첨단 디지털기기의 이용이 확대되면서 대학생들의 시험 부정행위 방법도 첨단화되고 있다.
요즘 전국 대학들은 시험이 한창이다. 시험의 빠듯한 일정 속에서 학업에 열중하는 이들과 그에 반해 새로운 부정행위, 이른바 ‘커닝’ 방법 연구에 공을 들이는 학생도 적지 않다. 책상에 쓰거나 지우개 또는 강의실 옆 벽에 필요한 사항을 적는 방법은 이미 오래 전부터 이용해오던 고전적인 수법이다.
하지만 요즘 대학에서는 이런 방법 외에도 휴대폰이나 PDA 등의 첨단기기를 이용한 새로운 커닝 방법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학생들이 이용하고 있는 새로운 방법들은 시험을 마치고 먼저 나간 학생들이 휴대폰 무선메시지를 통해 답안을 보내주거나 PDA에 미리 요약·정리해온 내용들을 옮겨 적는 방법 등이다. 또 예상답안이 적힌 글씨가 쓰인 종이를 OHP필름으로 축소복사해 강의실 바닥에 놓고 보는 등 다양하고 이색적이다.
이처럼 커닝방법이 첨단화되면서 학교 측은 커닝을 방지하기 위해 자리를 이동하거나 조교를 동원해 감시하는 등 커닝 방지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옛 커닝 방식과 다르게 시험기간마다 새롭게 개발된 커닝방법으로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부산 D대학의 한 조교는 “학생들의 커닝방법이 갈수록 대범하고 기술적이라 어떻게 통제해야 할지 모르겠다. 휴대폰이나 통신기계를 이용해 커닝하는 방법 등은 최근에야 알게 됐다”며 단속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특히 이런 커닝방법으로 좋은 학점을 얻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학생간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
부산 K대학의 김 모씨는 “요즘 최신 통신기계를 가진 사람들이 그렇지 못한 이들보다 커닝을 통해 더 좋은 학점을 얻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같은 학교 박 모씨는 “학점과 순위 위주의 대학간 경쟁이 계속 되는 한 커닝 행위는 지속될 것이다”며 “커닝을 손쉽게 하는 시험형식 개선과 함께 감독관 증대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명예기자=박창순·동명정보대 810201tit@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