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용산 전자랜드 본점 1층에서 13년간 영업해온 하이마트 1호점 ‘용산점’이 전자랜드의 거듭된 요구에 매장 철수위기를 맞고 있다. 양측은 법정소송을 통한 철수냐 임대계약 연장이냐를 놓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전자랜드 1층의 하이마트 매장.
하이마트와 전자랜드21의 10여년 넘는 ‘동거관계’가 조만간 끝날 것인가.
용산 전자랜드 본점 1층에서 13년간 영업해온 하이마트 1호점 ‘용산점’이 전자랜드의 거듭된 요구에 매장을 철수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전자랜드는 지난해 말부터 시작한 용산전자단지내 본점 증축 및 리뉴얼 공사를 진행하면서 올초 하이마트 용산점에 임대 재계약 불가 및 철수를 요구했다. 100여평 규모의 이곳 하이마트 매장에 새로운 고객 편의시설을 짓겠다는 것이 그 이유다.
이에 대해 하이마트는 매장에 시설투자를 해놓은 점과 철수요구를 받지 않은 타 매장과의 형평성 등을 들어 철수를 거부하고 재계약할 것을 계속해서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전자랜드가 ‘매장명도소송’이라는 법적 해결절차에 들어가면서 양사의 임대 재계약은 사실상 어려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전자랜드측은 “지난 8월 임대차 계약기간이 만료됐고 이미 3월부터 재계약 불가 및 점포 인도를 요구했다”며 “하이마트 매장이 1층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출입구와도 가까워 편의시설을 짓기 위한 최적지라 어쩔 수 없는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동안 수차례 내용증명을 보내고 매장을 원활하게 철수할 수 있도록 여유기간도 충분히 제공하는 등 하이마트에 원만한 협조를 요청했으나 하이마트는 계속해서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구만 하며 버티고 있어 부득이하게 법적 절차를 밟게 됐다”고 덧붙였다.
하이마트는 이에 대해 크게 반발하면서 재계약한다는 방침을 굽히지 않고 있다. “1층에서 영업중인 수백개의 점포 가운데 유독 하이마트 매장을 지목, 재계약 불가 방침을 통보한 것은 편의시설 확대를 이유로 또 다른 의도를 관철시키려는 숨은 목적이 있다”는 입장이다.
하이마트 관계자는 “1층 전체 또는 대부분을 편의 시설로 사용하는 것도 아니고 하이마트 매장만 빼줄 것을 요구하는 것은 도의상 문제가 있다”며 “특히 용산점이 하이마트 1호점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도 있지만 지난해초 1억원 가량을 들여 매장을 새단장했고 그동안 용산 전자랜드가 성장하는데 하이마트가 일조한 측면도 상당하다”며 일방적인 재계약 불가 통보에는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하이마트측은 전자랜드 주변 용산상권에 용산점을 새로 이전하려는 계획은 아직 없고 재계약에 끝까지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 문제가 법적 절차를 거치게 된다면 어떤 방식으로든 하이마트가 철수해야 하는 방향으로 갈 공산이 크다.
따라서 전자랜드가 법적 조치를 통한 해결입장을 고수한다면 소비자들도 조만간 하이마트 용산점을 전자랜드 건물이 아닌 다른 곳에서 찾아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