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내년에 300㎜ 설비 투자를 위한 반도체 장비업체 선정 및 발주 작업에 착수했다. 이로 인해 경기불황에 따른 수주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반도체 장비업계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300㎜ 전용팹인 12라인을 가동한다는 계획 아래 최근 관련 장비업계 관계자들을 잇따라 접촉, 이르면 이달중 정확한 수요 장비와 발주 규모를 확정해 발주대상 장비업체에 통보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twelve(12)’의 영문 이니셜을 인용한 ‘T프로젝트팀’을 구성, 12라인 설비구축에 관한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삼성전자의 12라인은 1, 2단계(페이즈1, 2)로 나눠 진행되며 내년 상반기중 완료될 페이즈1은 당초 알려진 300㎜ 웨이퍼 기준 월간 가공 처리능력 1만5000장보다 소폭 줄어든 1만3000장 규모로 확정됐다. 이에 따라 삼성은 12라인 페이즈1의 설비투자에만 최소 1조5000억원 가량을 투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외 반도체 장비업체들은 삼성전자로부터 정식 주문서를 받지않은 상태지만 내년 1분기 장비 입고를 목표로 이미 장비 제작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통상적으로 장비발주 후 납기일까지 6개월 정도 소요되지만 삼성측이 페이즈1의 장비입고 시기를 내년 2월중으로 계획하고 있어 남은 4개월간 장비제작을 마무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장비업계의 한 관계자는 “보통 장비 납기일 6개월에 비해 2개월이나 단축되긴 했으나 최근 세계 반도체 제조업종의 투자 분위기 위축으로 장비 주문량이 감소, 장비 제조 여력이 충분해 납기를 맞추는 데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페이즈1 외에 내년 하반기중 월간 1만장 규모의 300㎜ 웨이퍼를 가공할 수 있는 페이즈2 설비를 추가로 구축, 종전 11라인 300㎜ MPS라인 7000장를 포함해 내년말까지 3만장의 300㎜ 웨이퍼 가공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는 300㎜ 설비투자에 비교적 적극적인 독일 인피니온테크놀로지보다 시기나 규모면에서 훨씬 앞선 것이어서 삼성전자와 하위권 메모리업체간 양산능력 격차는 내년을 기점으로 더욱 벌이질 것으로 관측된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