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IT화 현장을 가다>(1)알에프텍

 IT 활용도가 기업 경쟁력의 척도로 자리잡아가면서 오프라인 기업환경에 정보화를 접목시켜 새로운 시대에 적응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경우 정보화에 대한 의사가 있더라도 전문지식과 인력부족, 비용부담 등의 문제로 정보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본지는 앞으로 산업자원부와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지난해부터 진행해온 ‘3만개 중소기업 IT화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전사적자원관리(ERP)시스템을 도입해 성공적으로 운용하고 있는 전국 중소기업을 찾아 소개한다. 편집자

 

 <알에프텍>

 경기도 용인에 소재한 알에프텍(대표 차정운 http://www.rftech.co.kr)은 휴대폰 충전기, 데이터링크키트, 핸즈프리 등 이동통신 단말기 관련 제품만으로 지난 3분기까지 87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중견업체다.

 알에프텍이 ERP구축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간단하다. 지난 95년 설립 이후 매출이 매년 100%씩 늘어나고 제품과 관련한 수주·개발·생산·물류 등이 복잡 다양하게 얽히면서 관리에 한계를 느낀 것. 기업규모도 규모지만 개발에서 수주·생산·공급 등 전과정을 보유한 이 회사의 기업형태가 이미 대기업 수준에 올라섰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구축을 완료하고 현재 8개월째 운영중인 지금은 ERP없이는 회사가 굴러가지 못할 상황이다. 차정운 사장은 “ERP 구축 후 제대로 활용되기까지 현장직원을 설득하는게 가장 힘들었다”고 말한다. 시스템 구축도 중요했지만 구축효과를 얼마나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인가가 그의 목표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알에프텍은 ERP 도입 이후 5일 단위로 이뤄지던 결산체계가 하루 단위로 단축돼 언제든 재무·회계상황을 파악할 수 있게 됐고 불용재고량도 20%대로 줄어들었다. 수주에서 출하까지 기간도 15일에서 8일로 단축돼 그만큼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게 됐다.

 차 사장은 “ERP 기여도는 구매·생산관리 효율화를 비롯해 생산성 향상, 근태관리 효과 등 손으로 꼽기 힘들 정도로 많지만 가장 큰 것은 빠른 의사결정에 의한 스피드 경영과 회사의 투명성을 꾀할 수 있게 된 점”이라고 강조했다.

 사실 알에프텍이 ERP구축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지난 99년부터. 당시만해도 ERP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더 높아 두차례에 걸친 검토가 제자리로 돌아갔다. 회사의 성장속도에 비해 관리력의 뒷받침이 부족하다고 느낀 그는 더이상 미룰 수 없다고 판단, 지난해 시스템구축에 나섰다.

 때마침 중소기업진흥공단의 ‘3만개 중소기업 IT화 지원’ 정책과 매출 의존도가 높은 삼성전자의 강도높은 ‘협력사 ERP구축’ 계획시기가 맞아 떨어져 자금지원과 배려를 받아 성공적으로 ERP 시스템을 구축, 운용할 수 있게 됐다.

 시스템 구축을 맡은 김수복 부장은 “ERP는 판이 거듭될 때마다 매번 상황이 바뀌는 바둑처럼 항상 새로운 문제가 발생된다”며 “구축보다는 지속적인 관리·운영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정부지원도 구축수준에 머물지 말고 시스템을 끊임없이 유지·관리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알에프텍은 앞으로 중국 등 해외 현지법인과의 ERP시스템 연계에 나서는 한편 연구개발(R&D) 단계서부터 재무·회계에 이르는 통합정보시스템 안정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주문정기자 mjj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