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보안업체의 활로는 해외 진출입니다. 이미 국내 보안시장 규모는 일정한데 업체가 난립하고 있기 때문에 내수보다는 해외에서 승부를 걸어야 합니다.”
최근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한 전초기지로 홍콩에 법인을 설립한 박동훈 닉스테크 사장(41)은 해외진출과 세계시장이라는 두 단어를 강조했다. 국내 보안업체 가운데 해외시장 진출을 꾀하지 않은 곳은 없다. 하지만 성공 사례는 드물다. 그만큼 해외시장 진출에는 많은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증명한다. 박 사장은 해외진출의 키워드로 현지화를 꼽는다.
“닉스테크홍콩은 현지 업체와 함께 만든 합작법인입니다. 또 책임자를 모두 현지인으로 뽑았습니다. 해외시장을 개척하려면 그곳 사회나 문화 등 현지 사정에 정통한 사람이 책임자를 맡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현지인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일을 진행할 수 있고 철저한 현지화 작업을 거치지 않는다면 십중팔구 실패한다는 생각이다. 박 사장은 홍콩에 이어 미국과 일본, 그리고 이스라엘 진출을 연이어 계획하고 있다. 현재 미국내 마케팅 전문업체를 통해 시장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협력업체도 물색 중이다. 일본 역시 대형 SI업체와 공동으로 진출하는 방향을 모색하고 있으며 이스라엘도 마찬가지다.
사실 닉스테크는 국내 보안업체 가운데 가장 고참 축에 속한다. 지난 95년에 설립돼 26일로 7주년을 맞이했다. 설립 초기에는 하드웨어나 외국 보안 솔루션에 주력했지만 자체 기술 개발을 통해 지난 6월 PC보안 솔루션인 세이프PC를 출시했다. 세이프PC는 출시 4개월 만에 회사 전체 매출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시장에서 호평받고 있다. 이 솔루션은 데이콤에 공급돼 ‘PCSWAT’란 제품명으로 전국 7000여개 PC방에 공급됐으며 하나로통신도 초고속인터넷 고객에게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보안시장은 크게 12개 정도로 세분됩니다. 전문분야가 많다 보니 업체수가 늘어났지만 시장규모는 한정돼 있으니 도태되는 업체가 생겨나게 마련이죠. 이제 투자와 기획, 개발단계에서부터 국내가 아닌 세계시장을 겨낭한 제품을 만들어야 합니다.”
박 사장은 최근 들어 다른 보안업체의 인수에 큰 관심을 두고 있다. 적극적인 인수로 내실과 외형의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접어들었어요. 그런데 보안업체 수는 여전히 많습니다. 자본이나 기술경쟁력 없이 전망만 믿고 무작정 뛰어든 업체들은 조만간 인수합병을 통해 정리될 것으로 봅니다. 그 과정에서 경쟁력을 가진 업체와 닉스테크가 힘을 합친다면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창립 7주년을 맞은 박동훈 사장에게는 해외 진출과 인수합병이라는 큰 두 가지 과제가 기다리고 있다.
<글=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