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8박 9일 일정으로 내한하는 북한 경제시찰단의 방문코스에 삼성전자·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한국무역협회 등 IT분야를 대표하는 기업과 연구소 단체가 포함돼 남북간 IT 교류협력 활성화에 대한 기대를 높여주고 있다.
방문지는 일일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시찰단은 26일 첫 방문지로 한국무역협회를 찾아 김재철 회장과 면담하고 코엑스전시장·무역아카데미 등 삼성동 무역센터 일대의 부대시설을 살펴볼 예정이다. 사절단은 특히 협회의 무역 및 IT 인력양성 기능, 전자무역 인프라 등에 깊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찰단은 이어 북한 인사들의 ‘1급 방문코스’로 알려진 삼성전자 기흥공장을 방문, 최첨단 반도체시설을 둘러보고 관계자들과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당초 예정에 없던 ETRI가 시찰단 일정에 전격 포함되면서 남북 연구기관간 IT 및 과학기술 교류협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ETRI는 지금까지 북한측 IT 연구개발 기관들과 교류가 없었으나 이번 시찰단의 방문으로 IT분야 상용화 기술의 협력방안을 논의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시찰단 방문일정을 총괄하고 있는 재정경제부의 한 관계자는 “보안상 구체적인 이름을 밝히기가 곤란하지만 시찰단은 ETRI 외에 대덕연구단지 내 출연연구소 몇 곳을 더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시찰단은 포스코·현대자동차·울산석유화학단지·구미공단·부산컨테이너항만 등 전국에 걸친 산업현장과 공단·관광지 등을 돌아볼 예정이다.
한편 이번 시찰단 가운데는 IT분야를 주도해온 김책공업대 홍서헌 총장과 김일성대 컴퓨터과학대학 김철호 부학장이 포함돼 있어 관심을 모은다. 따라서 북한 시찰단은 이번에 IT 관련시설과 현황을 집중 시찰하고 관계자 등을 접촉하면서 평양에 IT특별지역을 설치하는 문제 등에 대해 다각적인 협력방안을 모색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이번 북한 경제시찰단을 계기로 남북 경제협력 성과가 예상보다 빠르게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북한은 남한과 물류·통신 등 경제시스템의 필요성에 대한 협의를 거쳐 신의주 특별행정구를 시장경제 원리에 입각한 ‘경제특구’로 개발 추진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