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디지털영상콘텐츠투자조합 결성 가능한가.’
정보통신부와 문화관광부가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는 디지털콘텐츠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500억원 규모의 디지털영상콘텐츠투자조합의 주간사 접수에 당초 기대에 못미친 3개 중소 민간투자사들만이 신청하는 등 참여가 저조해 조합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주간사는 조합 전체 규모의 5%인 25억원만을 출자하면 500억원의 초대형 자금을 운영할 수 있음에도 대형 투자사들이 신청을 하지 않아 조합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신청 왜 적었나=가장 큰 요인은 200여억원이 되는 막대한 자금을 끌어들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 때문으로 파악된다. 이번 조합은 정부가 250억원을 출자해도 나머지 250억원을 주관사가 민간과 해외에서 끌어들여 와야 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기업들의 신규투자에 대해 매우 보수적이며 특히 디지털영상콘텐츠산업의 경우 성공사례가 부족해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높은 문화콘텐츠 관련 기금에 자금 확보를 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이번 조합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한 100억원 규모의 디지털콘텐츠 관련 투자조합을 65억원의 민간자금을 확보하지 못해 결성이 보류된 것은 얼마나 자금 확보가 어려운 일임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투자사의 한 관계자는 “현재와 같은 투자분위기에서 200억원이 넘는 자금을 민간에서 확보하기 위해서는 대기업이 참여하지 않는 이상 쉽지 않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해외에서 자금을 확보할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은 것도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대형 창투사의 한 관계자는 “해외에서 투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최소 6개월 정도의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며 “10월초에 조합 결성을 발표하고 같은 달에 제안서 신청마감을 한 후 연내에 조합 결성을 완료하라는 것은 해외 자금유치에 대해 전혀 모르고 진행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양 부처 예측 못했나=일각에서 디지털콘텐츠산업을 놓고 밥그릇싸움을 벌인다는 지적을 받아온 정통부와 문광부는 새로 취임한 장관들이 콘텐츠에 대한 관심을 드높이면서 갑작스럽게 협력모델케이스로 이번 사업을 밀어붙였다. 그 과정에서 시장상황이 악화되면서 두부처의 의도와는 달리 업체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디지털 콘텐츠정책을 사사건건 갈등을 빚었던 두 부처가 생색내기 위해 시장상황을 도외시한 채 탁상행정론을 벌인 결과‘라면서 ‘이같은 사태에 대해 두 부처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향후 전망=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은 신청한 3개 투자사들을 대상으로 10명의 심사위원을 선정해 제안서를 검토한 후 다음달 초에 주관사를 선정할 방침이다. 하지만 이들 신청사들이 대형 투자사들이 아닌데다가 특히 현재 자금확보가 쉽지 않은 여건이기 때문에 선정에 상당한 진통이 따를 전망이다. 진흥원의 관계자는 “이번 조합 설명회 때 참여한 투자사가 적어 어느 정도 예상을 했으나 신청사가 중소업체에 그쳐 안타깝다”며 “만약 이들이 적합하지 않을 경우에는 2차 공고와 사업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