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오노 이사오 히타치제작소 CEO

 “그리스어인 유비쿼터스는 언제, 어디서, 누구라도 라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가정이나 직장에서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단말기를 활용해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을 의미합니다. 우리 정보통신그룹의 역할은 유비쿼터스 시대를 대비한 최종 사용자들의 IT인프라와 제품을 연구, 개발하는 일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히타치제작소 연간 매출액 80조여원 중 정보통신그룹과 일렉트로닉플랫폼그룹에서 발생하는 매출만 20조여원. 전체 매출의 3분의 1을 올리고 있는 60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오노 이사오 히타치제작소 CEO(정보통신그룹·일렉트로닉플랫폼그룹 전담)는 히타치제작소가 펼치고 있는 IT사업의 미래를 ‘유비쿼터스에 대한 대응’으로 압축했다.

 그렇다면 유비쿼터스는 언제쯤 현실화될 수 있을까. “LG전자에서 이미 개발된 것으로 아는데 냉장고나 전자레인지, TV 등의 매체에 인터넷 기능이 포함된 제품은 유비쿼터스로 한발 더 다가설 수 있게 하는 새로운 단말기 출현의 서곡입니다. 바로 이런 제품들이 속속 출현되면 유비쿼터스 시대로 한발씩 더 다가서게 되는 것이겠죠.” 오노 CEO에게 유비쿼터스는 미래 어느 순간에 한꺼번에 이뤄지는 게 아닌, 현재진행형이다.

 한국은 유비쿼터스 실현을 위한 테스트베드다. 오노 CEO는 “타국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뛰어난 인터넷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한국은 히타치제작소의 ‘유비쿼터스 라이프라인’을 구현하는 또 다른 인프라로 사용될 만큼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글로벌화 전략을 펼치고 있는 히타치제작소에게 있어 한국은 시장이라는 측면에서도 매우중요하다. 지난 86년 2%의 지분을 투자하며 금성히타치라는 합작사를 만든 히타치제작소가 2000년 지분을 51%로 늘리며 투자를 확대한 것 역시 한국 시장에 대한 기대와 역할을 보여주고 있다. 히티치는 DVD분야에서 LG전자와 히타치LG데이터스토리지를 운영하고 있으며 스토리지 분야에서도 역시 지분투자해 LG히다찌를 설립했다. 또한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을 효성과의 공조로 유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오노 CEO는 한국 시장에서 빅카드를 던졌다. 그동안 LG히다찌,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등 3개 라인을 통해 유통돼온 스토리지 사업을 단일화하기 위해 히타치데이타시스템즈(HDS) 한국법인을 설립키로 한 것. 오노 CEO는 “글로벌 시장에서 EMC와의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는 만큼 아태지역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한국에 히타치 스토리지를 판매할 전담 법인을 설립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히타치는 이미 HDS코리아의 법인 설립 등기를 완료했으며 호주 아태지사 관계자를 지사장으로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한국에서 판매되는 제품명을 HDS의 브랜드인 ‘라이트닝’ 시리즈로 통일할 방침이다.

오노 CEO는 최근 히타치제작소가 2600억엔(2조6000억원)을 투자해 IBM의 하드디스크드라이브 사업 부문을 인수한 점을 들며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IT경기가 계속된 불황속에서 허덕이는 것은 현실이지만 확실한 전략을 갖고 있는 기업은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고 본다”며 “히타치제작소는 그런 의미에서 IT분야에 대해 투자를 늘려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