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때 묻은 담벼락, 칙칙한 작업복, 퀴퀴한 공기….’
공단하면 연상되는 모습이지만 서울디지털산업단지는 약간 다르다.
미끈한 아파트형 공장이 들어서 단지 전체가 깨끗한 아파트촌처럼 바뀌고 있고 내부에 들어서면 공장인지 호텔 로비인지 한번 더 놀란다.
칙칙한 서울디지털산업단지(옛 구로공단)가 미끈한 아파트형 공장 단지로 탈바꿈하는 데 선봉장 역할을 했다고 자임하는 이가 있다.
에이스종합건설(http://www.aceconst.co.kr)의 김재연 사장이 그 주인공.
이미 5동의 아파트형 공장을 분양 완료한데다 현재 추가로 2개동을 지으며 단지내 아파트형 공장 설립 붐을 주도하고 있다.
“95년께 서울시가 무허가 공장 양성화 문제로 골머리를 앓을 때 아파트형 공장만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보고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당시 공업배치법으로 서울에서 유일하게 산업단지로 지정된데다 지가가 싸고 교통입지도 유리한 서울디지털산업단지에 역량을 집중하게 됐습니다.”
이 회사는 지난 95년 설립 이후 서울 등촌동에 국내 최초의 아파트형 공장인 ‘에이스테크노타워’를 선보이면서 아파트형 공장이란 신규시장을 개척한 전문업체로 통한다.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아파트형 공장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서 사업성공에 대한 부담이 많았다. 하지만 도심 굴뚝기업의 외부 이전으로 벤처기업 붐이 조성되는 시기여서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 과감하게 밀어붙였다. 예상이 적중, 성공을 거뒀다.
첫 사업 성공의 여세를 몰아 현재까지 7차에 걸친 아파트형 공장을 잇따라 내놓았다. 모든 단지가 100% 분양이란 대박을 터뜨렸다.
특히 과거 굴뚝산업의 대명사였던 서울디지털산업단지 일대에 첨단 아파트형 공장을 집중 공급, 에이스테크노타워 단지를 만들기도 했다.
에이스종합건설의 경우 아파트형 공장 전문업체로 노하우가 축적돼 있을 뿐만 아니라 실제 품질과 서비스 측면에서도 차별화돼 있다고 그는 주장했다.
“본사를 단지내로 옮기고 최고경영자가 직접 현장을 감독할 정도로 품질확보에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내장재의 경우 분양시 제시했던 것들이 아닌 항상 신제품을 사용하고 있고 기존에 완공된 공장 입주업체들을 하나의 공동체(커뮤니티)로 묶어 물류지원을 해주는 등 사후관리도 탁월합니다.”
그는 앞으로 서울디지털산업단지가 아파트형 공장 숲으로 뒤덮일 것으로 보고 있다.
아파트형 공장 비율(부지 규모 기준)이 현재 전체의 5%에서 7년 안에 50%가 되고 전체 입주업체의 90% 이상을 수용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김 사장은 선영슬라이드·한백상사 등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다 95년 에이스종합건설에 이사로 입사해 지난 1월 대표이사로 취임한 새내기 경영인. 90년대 중반 불모지나 다름없던 아파트형 공장 시장을 개척한 건설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