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테크]공급자 관계관리(SRM)-협력사간 e벨트 구축 공생 모색

공급자는 상품, 시설, 비용,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업체를 말한다. 공급자 관계관리(SRM:Supplier Relationship Management)는 공급자의 가치를 극대화시키는 데 필요한 총체적인 접근 방식이다.

 SRM은 기존 공급망관리(SCM:Supply Chain Management) 기능을 확대해 SCM과 관련된 업무를 강화할 수 있게 해준다. SRM은 기업이 수익성을 올리는 데 중요한 요인이 되는 공급업체와 협력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원칙을 정하고 이를 성공적으로 이행할 수 있게 해준다.

 기업체들이 부품이나 자재 등 물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는 데 지출하는 비용이 계속 늘어나고 있어서 제조업체는 매출의 45% 이상, 서비스업체는 매출의 15% 이상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런 추세는 제조업체들이 부품 대신 하위 조립품(sub-assembly)을 더 많이 조달하고 업무를 아웃소싱하기 때문이다.

 공급업체에 대한 지출이 늘어남에 따라 기업이 비즈니스를 하는 데 그들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따라서 기업체들은 자금 지출의 효율성을 높이려면 공급업체를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매출 성장이 둔화될 때 물품 구매 지출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면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 기업체들은 공급망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수십억달러를 지출했다. 하지만 그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했다고 평가하는 업체는 별로 없다.

 대개의 경우 기업체들은 공급망 계획(SCP:Supply Chain Planning) 시스템이나 공급망 시행(SCE:Supply Chain Execution) 시스템으로 자동화된 업무처리과정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업무 환경이 조성돼 있지 않다. SRM프로그램은 구매물품 전체의 수명주기를 효율적으로 파악해 공급업체를 광범위하고 종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준다.

 SRM시스템은 물품과 서비스의 구매비용을 낮추고 공급업체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뿐 아니라 수익성을 향상시킴으로써 기업의 경쟁력을 높여줄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추진하는 데는 그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기업문화와 새로운 기술 및 응용프로그램을 선정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SRM환경을 효과적으로 구축하기 위해서는 물품과 서비스 공급업체는 물론 기업자체 내 구매부서와 다른 부서 사이의 체계적이고 긴밀한 연계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것이 이루어지면 기업은 비용과 공급망의 낭비적 요소를 줄이고 구매업체와 공급업체 사이의 새로운 업무 처리과정을 재구축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뿐 아니라 혁신적인 제품을 더욱 짧은 기간에 출시하고, 제품이나 서비스의 품질을 향상시키며 낮은 비용으로 재고품을 관리할 수 있게 해 주는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기업체들은 SRM시스템이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있다.

 지난 몇십년 동안 해온 업무추진 방식과 달리 최근 기업체들은 수익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시장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물품 및 서비스 제공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점차 높이는 한편 가치를 창출하는 ‘핵심’부분만 직접 운영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기업이 핵심 부분만 직접 운영함에 따라 사업에 덜 중요한 부분은 아웃소싱하고 공급업체로부터 구입하던 물품의 분량은 줄이고 있다.

 이와 함께 세계화와 수익 감소 추세에 따라 기업체들은 공급업체들과 업무를 긴밀하게 연계하고 있다. 특히 제품 수명주기를 연장하기 위한 계약을 맺음으로써 기업체들은 물품 및 서비스 공급업체들을 경쟁력 강화와 혁신의 원천으로 활용하고 있다.

 공급업체와의 관계를 적절히 관리하면 기업이 혁신과 성장을 이룰 수 있다. 기업이 물품 구입 지출을 약간만 절감해도 수익성에는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가령 다른 요소는 변화가 없다고 전제할 때 물품 구입 지출을 1% 줄이면 수익은 8% 증가할 수 있다. 기업이 구입 물품의 가격을 낮춰 비용 효율성을 높이면 다른 부문에서의 여러가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특히 제조업체의 경우는 제품의 가격을 낮출 수 있을 뿐 아니라 제품과 서비스의 품질을 높이고 운영의 효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반면 공급업체를 효과적으로 관리하지 못하면 수익성이 떨어지고 제품의 품질이 낮아질 것이다.

 최근 고객관계 관리(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가 새로운 사업 기법으로 인식되면서 일부 전문가들은 SRM를 ‘공급업체에 초점을 맞춘’ CRM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런 비유는 적절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SRM은 특정 목적을 가지고 사업 당사자들 사이의 권한을 분배하는 데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CRM과 다르다.

 장기적으로 기업은 특정 공급업체에 치중하지 않고 여러 업체로 분산함으로써 거래 상담에서 유리한 입장을 취하고 더 우수한 공급업체를 선택할 수 있으며 공급업체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 대비한 위험을 막을 수 있다.

 또 SRM은 SCM을 확대 발전시킨 것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SCM은 조달 물품 단가나 물류비의 적절한 조정에 주안점을 두는 데 비해 SRM은 공급자와의 관계를 전반적으로 최적화하는 데 주안점을 둔다는 점에서 SCM과 구별된다. 가격경쟁력, 매출 성장, 업무효율성, 수익성 등을 향상하려는 기업체는 SRM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한다.

 기업체들은 공급업체를 사업전략 및 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원천으로 인식해야 한다. 또 SRM시스템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려면 물품 구매 부서의 체제를 재편,구매절차를 재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SRM 담당직원을 증원하고 각 부서 사이의 협조체제를 강화해야 한다.

 또 공급업체의 적시 공급 능력, 제품의 품질, 서비스의 품질, 제품의 개발, 생산 기간, 전자문서교환(EDI) 등을 비롯한 여러 가지 가격 외적 요소를 평가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각 기업 사이의 상호 협력의 부족과 서로 다른 응용 프로그램의 사용으로 인하여 오는 2005년까지 세계 2000대 기업의 5∼15%만이 SRM체제를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정리=이규태기자 kt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