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테크노타워>최첨단 벤처 둥지 `딱이야!`

 ‘굴뚝’이 사라지는 자리에 ‘벤처’가 서고 있다.

 서울 구로구와 금천구 일대 서울디지털산업단지(옛 구로공단)의 지형도가 급변하고 있다. 단지 내에 대형 패션몰이 속속 등장하는가 하면 벤처의 둥지 역할을 하는 ‘아파트형 공장’이 잇따라 들어서고 있다. 더이상 ‘굴뚝공단’의 대명사인 구로공단이 아니다.

 구로공단은 의류·봉제 등 수출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지난 64년부터 73년까지 총 60만평 규모의 3개 단지로 조성됐다. 값싼 노동력을 바탕으로 80년대까지 수출한국의 프런티어 역할을 했다. 그러나 80년대 후반 산업의 중심이 자본과 기술집약적인 중화학과 첨단산업쪽으로 쏠리면서 공단의 공동화 현상이 나타났다.

 이런 구로공단에 새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은 90년대 후반. 첨단 업종의 업체가 하나둘씩 간판을 내걸었고 한국산업단지공단이 건립한 국내 벤처집적시설 1호인 ‘키콕스벤처센터’가 들어서면서 변화의 템포가 빨라졌다.

 지난 97년 6월까지만 해도 전체 공단 입주업체 중 17.8%에 불과하던 첨단업체들은 최근 70% 이상까지 늘었다. 마침내 지난 2000년말에는 40년간 내걸었던 구로공단의 간판을 내리고 ‘서울디지털산업단지’로 새롭게 태어났다. 산업단지를 관리하는 공단측은 구로지역에 오는 2010년까지 모두 1100여개 첨단업체를 유치한다는 장기플랜까지 세웠다.

 이런 서울디지털산업단지를 대표하는 것은 역시 쉴새없이 들어서고 있는 ‘아파트형 공장’이다. 산업단지 내에는 에이스건설을 비롯한 5∼6개 건설사가 앞다퉈 쉴새없이 첨단 아파트형 공장을 선보이고 있다.

 분양률 또한 매우 좋다. 지난해까지 분양이 부진했던 아파트형 공장에 벤처들이 이주하면서 평균 분양률이 80%를 넘고 있고 분양을 끝내고 분양사무실까지 철수한 곳도 있을 정도다.

 에이스종합건설이 분양한 에이스테크노타워의 경우 7차까지 100% 분양이라는 경이적인 성과를 내기도 했다.

 테헤란밸리에 있는 벤처 건물의 임대가보다 저렴한 분양가는 물론 취득세·소득세·종합토지세 등 세금감면 혜택도 주어지기 때문에 강남, 여의도, 영등포, 목동 등지의 소프트웨어, 전기·전자, 바이오 등 첨단벤처기업들의 러시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2000년 이후 이곳에 자리잡은 벤처기업만 400여개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이 중 절반 가량의 벤처기업이 올해 이전한 기업이다. 앞으로 이같은 추세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임차료가 저렴해 입주했지만 이사하고 보니 주변에 물류·유통기업들이 몰려 있어 영업에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잘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 사무실을 에이스테크노타워로 옮긴 한 벤처기업 관계자의 말이다.

 이 지역의 평당 평균 분양가는 320만원 안팎으로 테헤란밸리에 있는 벤처건물 평당 임차료보다 저렴하다. 지하철 7호선 가리봉역, 1호선 독산역, 2호선 구로공단역과 연결되고 서부간선도로와 가까우며 남부순환로 등을 통하면 강북·강남으로의 접근성이 뛰어나다.

  분양가뿐만 아니라 교통, 근무여건 등 여러가지 요인이 강남지역보다 오히려 월등하다는 평가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이유다.

 또 최근 완공되는 건물들은 초고속 인터넷, 근거리통신망, 영상회의시스템, 케이블TV 등 첨단설비는 물론 육아시설까지 갖추고 있다.

 미끈한 아파트형 공장이 들어선 단지 전체가 깨끗한 아파트촌처럼 바뀌고 있고 내부에 들어서면 공장인지, 호텔로비인지 구분이 안될 정도다.

 이같이 변모하고 있는 서울디지털산업단지가 주목받는 중요한 또 한가지 이유는 사무실과 생산라인을 함께 갖춰 입주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에이스테크노타워 1차에 입주해 있는 TFT LCD 모니터 생산회사인 카디날(대표 이선용)은 사용하고 있는 공간의 4분의 3을 생산라인으로 사용하고 나머지만 사무공간으로 활용한다.

 이선용 사장은 “서울디지털산업단지 벤처타운은 생산라인과 사무실이 공존하는 아파트형 타운이어서 작업 효율성이 다른 곳에 비해 월등하다”고 말했다.

  또 벤처들이 속속 몰려들면서 상호 제휴를 통한 시너지 효과는 물론 주변 물류·유통업계 및 공구상가 등과 연계한 전후방 효과도 크다.

 특히 서울디지털산업단지가 테마형 단지로 개발될 예정이어서 기존 아파트형 공장과 조화를 이뤄 상승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외에도 필요한 지원시설만 갖춘 기존 공장과는 달리 새로 지어진 아파트형 공장 대부분이 14층 이상 고층에다 연면적이 2만평을 넘고 공장내 병원·미니골프장·헬스센터·정원 등 편의시설이 풍부해 깔끔한 이미지를 주고 있다는 것도 강점으로 꼽히고 있다.

 에이스종합건설의 김기수 영업본부장은 “굴뚝산업 기반위에 첨단산업이 융합되면서 구로공단이 한국수출의 견인차로 재도약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