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게임 ‘리니지’에 대해 영상물등급위워회가 18세이용가 등급을 내린 결정에 반발해 온 엔씨소프트가 게임 수정없이 재심의에 임하겠다던 당초 입장에서 한발 물러서 문제가 됐던 PK내용 등 게임의 일부를 수정해 재심의를 받는 방향으로 전격 선회했다.
특히 지난 25일 문화관광부가 주선한 비밀회동 이후 이틀만에 엔씨소프트가 이같은 가시적인 조치를 내놨기 때문에 앞으로 온라인게임등급제 이후 영등위와 갈등을 빚어왔던 온라인게임업체들의 반발도 수그러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는 28일 리니지 홈페이지를 통해 ‘리니지 업그레이드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영등위에서 문제로 삼은 PK(Player Killing)시스템을 대폭 개선, ‘리니지’가 야기하는 사회적 부작용을 최소화해 오는 30일부터 서비스에 나설 방침이다고 밝혔다.
엔씨소프트의 수정게임에는 △PK 발생시 발생하는 아이템 취득기능 삭제 △불량사용자 신고기능 추가 △채팅 기록시스템 도입 △게임사용시간 고지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엔씨소프트는 영등위의 18세이용가 판정 이후 판정에 불복해 게임 수정없이 재심의에 임하겠다는 방침을 철회하고 영등위가 18세이용가 등급 판정 사유로 꼽았던 PK 발생시 가능한 아이템 취득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함으로써 사실상 영등위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의 입장이 급선회한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최근 ‘리니지’ 18세이용가 판정 이후 사회적으로 온라인 게임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진 것에 대한 고육지책으로 보고 있다.
이에대해 엔씨소프트의 김택진 사장은“이번 조치는 게임의 좋고 나쁨을 떠나서 사회적인 부작용과 우려에 대한 해소의지”라며 “영등위라는 정부기관의 힘에 눌릴 수밖에 없는 업계의 현실이 안타깝다”라며 여운을 남겼다.
그는 또 “문제를 오래 끌면 끌수록 국내 게임산업 전반에 더 많은 문제 야기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이같은 결론을 내리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엔씨소프트는 학부모와 자녀가 게임이용시간을 결정하는 게임시간 쿼터제를 도입하고 학부모와 대화채널을 마련하는 조치도 이번 프로젝트에 포함, 건전한 게임문화 조성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펼칠 뜻을 내비쳤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