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업체, LCD TV 시장 세계 정상 노린다

 국내 TV 및 모니터 업체들이 고해상도 디지털TV 수요확대 등에 힘입어 선발 일본업체들을 바짝 추격하며 LCD TV 시장 강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LCD TV의 경우 TV해상도 수준의 저해상도 제품에 색상과 밝기, 시야각 등을 개선하는 데 주력해온 샤프 등 일본업체들이 주도해왔으나 올들어 국내업계가 고해상도 중심의 제품을 출시하면서 시장점유율을 급속히 확대해 나가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TV 및 모니터 업체들은 올들어 세계 최고 수준의 패널 기술과 모니터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LCD TV 시장을 급속도로 파고들고 있다. 이들은 특히 모니터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모니터 겸용 또는 전용 LCD TV 판매확대로 매출수익도 크게 늘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상반기에 총 11만대의 LCD TV를 판매한 데 이어 연말까지 총 25만대의 LCD TV 및 모니터 겸용 LCD TV를 판매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특히 최근 LCD TV 최대시장인 일본 공략에 나선 데 이어 세계 최대 크기인 46인치 제품을 개발하는 등 공격적인 중장기 사업전략을 마련, 2005년에는 LCD TV분야 세계 1위 업체로 발돋움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우선 내년에 LCD TV 70만대, 모니터 겸용 30만대 등 올해보다 4배나 많은 총 100만대를 판매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지난 9월까지 LCD TV 판매량이 지난해 두 배 가까운 17만여대를 기록했으며 연말까지 20만대를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전자는 제니스 브랜드로 북미 시장에 진출하는 등 브랜드력을 앞세워 시장점유율을 급속히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국내 중소 모니터 업체들도 지난해까지 LCD모니터만을 판매해왔으나 올해부터 TV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면서 호조를 누리고 있다. LCD모니터 전문업체인 비티씨정보통신은 10월까지 판매량 15만대 가운데 모니터 겸용 TV가 전체 판매량의 50%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아이엠알아이는 최근 15인치, 18인치, 20인치, 21인치 등 LCD 전용 TV 4개 모델을 새로 출시하고 이달에만 2만여대를 판매했다. 이 회사는 10월까지 LCD모니터 판매량 12만대 가운데 33% 수준인 4만대가 LCD TV전용 제품이다. 코니아테크놀로지는 3분기까지 전체 판매량 중 16%인 2만5000여대가 모니터 겸용 TV며 4분기에는 15인치, 20인치 LCD TV를 새로 라인업하고 올해말부터는 17인치, 22인치 와이드 LCD TV까지 판매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당분간은 방송방식이 아날로그 중심이고 시장도 일본중심이어서 일본업계가 강세를 보이겠지만 고해상도 디지털방송이 확산되면 고해상도 모니터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국내 업계가 우위에 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스플레이분야 시장조사 및 포털업체인 디스플레이뱅크의 김광주 이사는 “LCD TV가 TV와 모니터의 퓨전제품이어서 국내 모니터업체들의 기술력과 패널업체들의 기술력이 시너지 효과를 이룬다면 시장 1위는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며 “이미 대형 LCD TV에서는 국내 업체들이 앞서가고 있는 형국”이라고 밝혔다.

 한편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사는 LCD 패널업체들의 5, 6세대라인 건설 등 대규모 투자로 LCD패널 가격의 하락속도가 빨라져 오는 2006년의 LCD TV 시장은 올해의 8배에 달하는 162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