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랜 칩시장 달아오른다

 저비용·대용량·고속성에 힘입어 무선랜이 데이터 통신 분야의 기린아로 떠오르면서 관련 칩시장을 놓고 선후발업체들간 경쟁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원천기술에 대한 특허권 행사를 자제해 온 인터실·아기어 등 선발업체들이 후발업체의 진입을 사전에 봉쇄하기 위해 행동에 나선 가운데 아테로스·매지스네트웍스 등 후발업체들이 802.11g(22Mbps), 802.11a(54Mbps) 등 새로운 표준규격을 발표하며 시장공세를 시작했다.

 특히 인텔·텍사스인스트루먼츠(TI) 등 대형 반도체업체들은 무선랜 기능이 PC와 휴대폰에 통합됨에 따라 무선랜 미니PCI모듈을 개발해 기존 제품과 함께 공급한다는 방침이어서 국내 무선랜 칩시장은 이들의 치열한 경쟁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무선랜시스템과 반도체 등의 분야에서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는 아기어시스템스코리아(대표 박수달)는 최근 무선랜카드 및 액세스포인트 등의 시스템부문을 협력업체 프록심으로 이관하고 무선랜 칩세트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아기어는 이를 위해 전담인력 배치 등 조직을 재정비하는 한편 삼성전기·삼성전자 등 모듈 및 PC제조업체를 상대로 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인피니온과 공동 개발한 802.11a/g 칩세트를 내년 초 내놓을 계획이다. 아기어는 이에 앞서 최대 경쟁자인 인터실을 상대로 802.11b 기술과 관련해 특허침해 혐의로 제소했다.

 802.11b 칩시장을 석권한 인터실코리아(대표 천복훈)는 최근 ‘802.11a’ 신제품을 내놓고 영업에 들어갔다. 또 시스코에 802.11g 무선랜 칩세트를 공급, 양사 공동 개발로 내년 3월경 선보일 예정이다. 이 회사는 또 석영·스마트텍·HB코퍼레이션 등 협력업체들에 후속모델을 공급하는 한편 이들과 기술지원 및 공동 디자인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TI코리아(대표 손영석)는 최근 랩톱컴퓨터·개인휴대단말기(PDA)시장을 겨냥해 802.11b 규격에 대기전력을 10분의 1까지 감소시킨 초저전력 무선랜 칩세트를 선보였다. 이 회사는 전력소비량을 낮춘 만큼 무선랜 내장형 노트북 및 PDA 시장을 겨냥할 계획이다.

 인텔코리아(대표 김명찬)는 LG상사를 통해 판매중인 무선랜카드·액세스포인트 이외에 ‘칼렉시코’ 등 자체 개발한 무선랜 칩세트로 OEM 영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미니PCI모듈 형태로 CPU와 함께 PC 제조업체 대상의 영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CPU와 무선랜 기능을 통합한 노트북용 칩세트도 선보일 계획이다.

 이밖에 후발 벤처기업인 아테로스와 매지스네트웍스는 5㎓급(802.11a) 무선랜칩을 개발, 영업을 시작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