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기 시장이 다소 위축되면서 웅진코웨이의 고속 성장세에 제동이 걸린 것 아니냐는 일부의 우려가 있지만 현재 추세대로라면 올해 매출목표의 10%를 상회하는 2200억원의 매출 달성이 무난할 전망입니다. 3분기까지 누적 경상이익도 당초 목표보다 높은 242억6000만원을 달성했습니다.”
국내 정수기 업계 1위 업체인 웅진코웨이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우정민 이사(43)는 내수 판매가 다소 위축되고 있지만 회사 전체의 성장성과 매출 신장세는 전혀 걱정할 단계가 아니라고 잘라 말했다. 정수기 시장에서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주력 부문 매출이 줄어든다하더라도 공기청정기 등 새로운 분야의 매출을 늘리고, 해외시장도 적극 공략하면 현재의 성장세를 얼마든지 유지해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공기청정기 매출 비중이 전체의 17% 정도에 불과하지만 앞으로 공기청정기가 정수기 부문의 매출 신장세를 앞지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공기청정기 매출 비중이 30%까지만 높아져도 정수기 부문의 실적 둔화분을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고 봅니다.”
해외 수출도 ‘실적 안전판’으로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우 이사는 정수기의 해외 수출 비중을 늘리고 경쟁업체를 능가하는 수익성을 확보하는 게 궁극적으로 회사가 살길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현재 인도네시아, 태국 등에 집중적으로 수출하고 있으나 아직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8%에 불과할 정도로 작습니다. 수출 시장을 적극 개척, 내년까지 수출 비중을 5%선으로 높이고 2005년까지는 10% 이상으로 끌어올릴 생각입니다. 이를 위해 국내에서 생산된 제품을 그대로 해외에 내보내기보다는 현지 수질에 맞는 정수기를 생산, 주력 제품으로 키워나간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습니다.”
웅진코웨이는 작년 코스닥에서 거래소로 이전했다. 거래소로 이전하면서 지난해 8월 3000원선에 불과하던 주가가 현재는 9000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우 이사는 “주가가 상승한 것도 중요하지만 코스닥에 있을 때보다 투자층이 넓어지고 대외 신인도가 높아진 것이 큰 성과”라고 말했다. 특히 코스닥 등록 당시에는 전혀 없던 외국인 지분율이 현재 8%선까지 높아진 게 두드러진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웅진코웨이는 연구개발(R&D) 비용으로 연간 매출액의 5.5%를 쏟아붓는 기술 중심의 기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상이익률이 이번 3분기에 15%선을 상회했다. 타 제조업에 비해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우 이사는 “확보한 기술 만큼 이익도 창출된다는 경영원칙을 준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주주이익 제고 차원에서 배당 등에 대해서도 고심하고 있습니다. 주주가치 증대를 기본원칙으로 회사를 경영한다는 게 경영진의 일관된 방침입니다. 하지만 현재로선 성장성에 대한 우려를 없애고 기술 경쟁력을 통해 수익성을 진작하는 게 훨씬 시급한 과제입니다.”
지난 95년 웅진에 입사해 회사의 재무통으로 자리를 굳힌 우 이사는 “매출 500억원일 때 회사에 들어와 이제 4배 이상 커진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며 앞으로 똑같은 배수 만큼 외형을 키우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