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룸에서 무인작업이 가능한 제5세대 LCD 제조공정용 초경량 로봇이 산·학 공동연구에 의해 상용화 수준으로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기계공학과 이대길 교수 연구팀은 ‘경량 지능화 차량 및 기계부품의 설계 및 제조사업’의 일환으로 고강성 탄소섬유 에폭시 복합재료를 이용한 제5세대 LCD(Liquid Crystal Display) 제조공정용 로봇을 라컴텍·아이램테크와 공동으로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제5세대 LCD는 가로×세로 1.25×1.1m, 두께 0.7㎜로 매우 얇은 데다 판 1개의 무게가 2.7㎏이다. 기존 로봇 팔로는 LCD판을 들었을 때 허용되는 휨 편차 2㎜ 내의 작업이 어려웠다. 이번에 개발된 로봇은 항공우주 분야에서 주로 사용하고 있는 탄소섬유를 이용, 기존 로봇 재료인 알루미늄에 비해 가볍고 10배 이상의 강성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고가인 재료비를 낮추기 위해 탄소섬유-폴리우레탄-탄소섬유를 샌드위치식 3중 구조로 배열, 제작비를 낮췄으며 기존 로봇에 비해 45% 이상 가볍게 제작한 데다 소음·진동이 적고 LCD를 휨없이 빠른 속도로 작업할 수 있어 생산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된 로봇이 LCD 생산라인뿐만 아니라 공정이 비슷한 반도체·멀티미디어 매체 및 제약회사·병원·식품 등의 나노기술(NT) 및 생명기술(BT) 분야에서도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연구팀은 미래엔지니어링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제4세대 LCD 제조공정용 신소재 복합재료 로봇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으며 이번 기술 개발과 관련해 3개의 특허를 출원하고 SCI 및 국내 유명 저널에 다수의 논문을 게재한 바 있다.
이대길 교수는 “로봇과 관련된 업계에서는 일본산 로봇과 부품이 많이 사용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었다”며 “외산보다 성능이 우수한 이번 기술 개발로 LCD 생산업계에 상당한 수입대체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