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사설 e마켓플레이스 바츠(http://www.vaatz.com)가 계열사 및 협력사 거래적용 확대에 본격 나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현대차는 29일 연간 수조원에 달하는 일반자재, 원부자재, 기업소모성자재(MRO), 각종 장비류 등의 구매를 일원화한다는 방침에 따라 연말까지 우선적으로 MRO구매를 바츠로 통합하고 이어 차량부품을 제외한 전 품목에서 통합구매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바츠는 현대차 전체 구매액 24조원 가운데 내자 4조원, 외자 1조2000억원 등 5조원 이상의 거대 온라인 구매창구로 거듭나게 될 전망이다. 특히 월 1000억원 규모(연 1조2000억원)의 외자구매도 이관받음에 따라 바츠는 국내외 거래처와의 온라인 구매창구로서 위상강화 및 향후 글로벌 구매의 전진기지로도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의 이같은 계획은 바츠를 50여 계열사 및 협력사의 수천여 온라인 단일 구매창구로 활용하는 것 외에 이 곳을 통해 향후 국내외 완성차업계의 핵심전략 가운데 하나인 글로벌 통합구매를 추진하려는 사전포석으로 풀이된다.
◇바츠 확산전략=현대차는 우선 계열사 및 협력사를 대상으로 연말까지 모든 MRO의 바츠 활용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계열사들은 제각각 구매하던 MRO자재를 바츠를 통해 구매하게 된다. 현대모비스의 경우 올 1월 자체 구축한 ‘MRO 통합구매시스템’을 없애고 이 기능을 바츠에 이관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e프로큐어먼트를 구축한 INI스틸 역시 MRO에 관한한 바츠를 활용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현재 현대차 측과 협의중이다. 이와 관련, 바츠는 계열사 및 협력사를 상대로 사이트내 주문서(PO), 견적요청서(RFQ), 리버스옥션 등을 공개하고 가격, 납기일 등을 받아 구매업무에 나선다.
◇글로벌 통합구매 추진=연말부터 시작되는 바츠의 외자업무는 단순한 온라인 구매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현대차는 최근 벤츠, 크라이슬러 등과 연간 150억달러 규모의 통합구매에 합의한 바 있다. 따라서 바츠의 외자구매는 글로벌 구매의 전진기지로 해석되고 있다.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빅3의 공동 온라인 구매창구인 코비슨트와의 제휴를 검토해온 바츠는 기존 해외 협력사와의 거래에 이어 글로벌 소싱업무에서의 역할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벤츠 등과의 글로벌 통합구매에서는 각사간 구매시스템 연동, 부품 및 업체 정보교류 차원에서 바츠의 역할이 기대된다는 것이 중론이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글로벌 통합구매에서 바츠를 활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향후 전망과 과제=당초 공개형마켓으로 출발했던 바츠의 이번 변신은 결국 이윤추구보다는 통합구매를 통한 모기업·계열사·협력사간 시너지 효과를 염두에 둔 것이다. 따라서 일부 회자된 스핀오프(분사)는 아직 시기상조라는게 내부의 입장이다. 현대차 역시 우선은 그룹내 구매프로세서를 선진화하고 글로벌 구매에서의 온라인 경쟁력을 갖출 때까지는 모기업에서 떠안겠다는 기본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면과제로는 현재 추진되고 있는 계열사 내자구매 통합작업에서 각사마다 서로다른 분류체계와 코드번호 등을 표준화하고 이를 원활히 연동케하는 일이다. 이 과정에는 많은 컨설팅 및 교육작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